태풍 ‘미탁’으로 경북지역 인명 피해가 유독 컸다. 전국적으로 10명이 숨지고 4명이 실종, 8명이 부상을 입었으나 경북에서만 4명이 숨지고 2명이 실종, 3명이 부상을 입어 전국 인명피해의 절반이 경북에서 일어났다.

경북에는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평균 185.1㎜의 비가 내렸고 특히 울진(556.2㎜), 영덕(382.5㎜), 포항(322.3㎜) 등 동해안에 집중됐다. 울진 지역은 시간당 104.5㎜의 비가 내려 1971년 이 지역에서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후 가장 많은 비를 내렸다고 한다.

태풍 미탁으로 경북도내는 인명 피해 외에도 도로 곳곳이 침수됐으며, 열차탈선, 산사태, 농작물 침수 피해가 잇따랐다.

농작물 852.9ha가 침수됐으며 비닐하우스 2천여 동이 파괴됐다. 영덕과 울진에서는 726동의 집이 침수되거나 파손됐고 도로 37개소, 하천시설 10개소가 피해를 입었다. 도내 5개 시군에서 1천709가구 2천277명이 임시 대피하는 소동을 겪었다.

지난해 태풍 ‘콩레이’로 약 150억원의 피해를 입었던 영덕 강구시장은 1년 만에 또다시 물폭탄을 맞고 폐허가 됐다. 태풍 ‘미탁’은 강구면에 326.5㎜의 비를 쏟아내 지대가 낮은 강구시장 일대는 한때 성인남자의 가슴 높이까지 물이 차올랐다. 주민들은 삽시간에 생활용품을 흙탕물에 흘러 보내고 겨우 몸만 대피했다고 한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를 필두로 피해지역 단체장들이 피해 복구에 전 행정력을 쏟고 있다. 그러나 완전 복구에는 많은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 그동안 주민들은 정상적 활동이 어려워 생업을 위협받을 것이 뻔하다. 정부당국의 특단 조치가 시급한 상황이다.

이 도지사가 영덕·울진지역에 대한 특별재난지역 지정을 건의했다고 한다. 정부 당국의 조속한 결정이 필요하다. 정부의 적극적 지원으로 피해 주민이 본래의 생업에 돌아갈 수 있게끔 도와야한다. 앞으로 정밀조사를 벌이면 지금보다 더 많은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다. 경우에 따라 재난지역 지정을 더 늘리는 것도 검토해야 한다. 영덕 강구시장 주민은 작년의 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에 또다시 큰 피해를 입었다. 모두가 눈앞이 캄캄하다고 한다. 눈앞이 캄캄한 주민이 한둘이 아닐 것이다. 정부 당국의 신속한 재난지역 선포를 다시한번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