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만큼 우리의 안전을 위협하는 재해도 없다. 한반도도 더 이상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님을 전문가들이 공식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 가운데 경북지방이 전국에서 지진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지역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기상청과 국토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의하면 최근 5년간(2015년∼2019년 9월) 한반도에서 발생한 규모 2.0이상 지진은 총 697건이고 이 가운데 절반이 넘는 350건이 경북에서 발생했다. 당연히 다른 지역보다 지진에 대비하는 당국의 노력이 더 있어야 할 형편이다.
그런데도 이 자료에 따르면 경북지방의 내진 확보비율은 7.8%에 그치고 있다. 전국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꼴찌에서 두 번째다. 대상건물 66만4천동 가운데 5만1천동만이 내진 시설이 갖춰져 있다는 것이다.
다른 지역의 지진 발생률이 2%를 넘지 않는 현실에 비춰볼 때 경북지방의 내진 확보율은 심각한 수준이라 할만 하다. 지진 발생후 당국의 요란한 대책 발표는 사실상 헛구호에 불과했던 것이 드러난 셈이다.
2017년 포항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한동대 등 포항시내 학교 건물의 일부가 무너지고 대학수능시험이 연기되는 유례없는 일이 벌어졌다. 특히 다수의 사람이 모여 있는 학교와 병원 같은 공공건물의 내진 설계는 포항의 사례로 볼 때 화급을 다퉈 해결할 문제다. 당국의 관심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다.
현재 우리나라 공공시설물의 40%가 지진에 무방비 상태라 한다. 다른 어느 지방보다 경북이 앞장서 이 문제에 대한 답을 찾아야 한다. 내진설계 보완 등의 법적, 행정적 조치에 앞장서야 한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우를 범하지 않게 지금이라도 서둘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