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포항~제주 취항 대한항공
적자 김포노선은 포기 쪽 ‘가닥’
관계자들 “시 보조금 챙기면서
시민 불편 외면 행태 어불성설”
사측·시 “아직 결정된 것 없어”

“대한항공 너마저?”

대한항공이 포항∼김포노선을 포기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포항 하늘길에 또다시 암운이 드리우고 있다.

최근 포항∼제주노선에 취항한 대한항공이 반대로 적자 노선에는 발을 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항공사가 공익은 외면하고 지나치게 영리만 쫓는다는 지역민들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공항에 이·착륙하는 비행기는 1년에 두 번 항공 스케줄을 확정한다. 동계와 하계로 구분해 정한다. 3월 31일부터 10월 26일까지가 하절기, 10월 27일부터 3월 30일까지는 동절기 스케줄이다. 항공사는 다음 절기 운항일정 등 세부계획을 국토교통부에 제출하면서 노선을 유지한다. 반대로 관련 자료를 제출하지 않으면 노선이 없어지게 된다.

대한항공은 오는 27일부터 가동할 동계스케줄을 아직까지 국토교통부에 제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1일 확인됐다. 이는 바로 대한항공측이 포항∼김포노선과 관련해 새로운 계획을 갖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되고 있는 대목이다. 포항공항에서 김포공항으로 향하는 비행기표 예매는 오는 26일 이후부터 사실상 불가능해지는 셈이다. 통상적으로 항공사에서 한 달 전에 운항스케줄을 대부분 마무리지었던 종전 관례에 비춰보면 9월 말을 전후해 사안이 매듭지어졌어야 한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관계자는 “아직 정해진 게 없고, 최종안과 관련해 아직 완벽하게 의사결정이 되지 않았다”면서도 “포항∼김포노선은 이용객 저조에 따른 적자 지속이 이어져 왔다”고 했다. 포항시 역시 “아직 결정된 건 없고, 대한항공과 포항∼김포노선에 대해 계속 협의중”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항공업계에서는 “결국 대한항공이 포항∼김포노선을 포기할 것”이라는 소리가 파다하게 퍼져있다. 50% 밖에 되지 않은 탑승률이 항공사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점이 이유로 꼽히고 있다. 포항∼김포노선의 탑승률이 70%를 넘지 못해 대한항공은 포항시로부터 매년 운항손실보조금으로 10억원 안팎을 지원받고 있다. 하지만 항공사의 적자가 20억원이 넘는 것으로 전해진다. 올 2분기 1천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대한항공이 비용 부담 및 재정 적자 등을 이유로 전국 공항에서 적자노선을 정리하고 있으며, 포항∼김포노선 역시 예외로 둘 수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항공편을 이용하는 수요가 부족하고,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대한항공도 영업상에 어려운 점을 호소하고 있고, 지자체에서 지원하는 운항손실보조금으로는 노선 유지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어 절충점을 찾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실제로 대한항공은 지난 8월 포항∼김포 노선 중 1개 노선을 공급조정하기도 했다. 또 이용객 저조 등의 이유로 광주공항에서도 하루 4회 왕복 운행 중인 제주행 항공편 중 1개편 축소, 사천공항에서는 김포∼사천 노선을 하루 2회(왕복)에서 1회로 감편 검토 중이다.

대한항공은 지난달 16일 포항과 제주를 왕복하는 노선에 취항, 운항에 들어갔다. 첫 운항 당시 만석을 기록하는 등 포항∼제주노선의 예매율은 70% 이상으로 높은 편이다. 만성 적자노선인 김포노선 운항 일정을 2회에서 1회 왕복으로 줄임과 동시에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포항∼제주노선을 획득했기 때문에 대한항공 입장에서는 남는 장사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보조금은 보조금대로 받은 대한항공이 책임감 없이 돈만 밝히면서 남는 장사만 하겠다는 것 아닌가”라며 “KTX가 있어서 괜찮다는 말은 어불성설이다. 시민들에게 다양한 교통편이 제공되는 차원에서 봐야 하는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바름기자 bareum90@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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