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호 태풍 미탁이 4일까지 한반도에 많은 비를 뿌릴 것이라 한다. 경북 동해안 지역도 시간당 30∼50㎜의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보고 있다. 이번 태풍은 제주도 산간지방에는 최고 600㎜의 비를 뿌리고 우리나라 남부지방 곳곳에서도 강한 비바람을 동반해 농작물은 물론 주민들의 일상에도 큰 불편을 안길 것이라 한다. 특히 경북 동해안지역은 지난달 찾아온 17호 태풍 타파로 생긴 피해가 채 아물기도 전에 또다시 태풍이 찾아와 농가들이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올해 한반도에 직간접으로 영향을 준 태풍은 18호 태풍 미탁을 포함하면 모두 7개나 된다. 특히 수확을 앞둔 가을철에 비바람을 동반한 불청객인 태풍이 자주 찾아오면서 사과를 비롯한 각종 농작물에 막심한 피해를 안겨주고 있다. 지난 달 경북지역에 많은 비를 뿌린 태풍 타파는 경북도내 봉화, 포항 등 14개 시군에 걸쳐 390㏊의 피해를 입혔다. 작물별로는 벼가 296㏊로 가장 많았고 사과 75㏊, 대추 5.5㏊ 등이 피해를 입었다.

올해는 추석 명절이 예년보다 일찍 찾아옴으로써 대목을 놓친 과일값이 폭락을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태풍마저 자주 겹치자 농가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꼴이다. 전국 최대 사과 주산지인 경북지방의 사과가 소비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서 터무니없이 값이 떨어지고 있다. 경북도에 따르면 안동농산물도매시장에서 거래된 사과값은 20㎏ 기준 2만142원으로 평년보다 31%나 낮았다. 배값도 25% 정도가 떨어진 값에 거래되고 있다고 한다. 반면에 전국적으로는 과일 생산량은 오히려 늘어나 과일 값이 정상 회복을 하기에는 어려울 전망이다. 이런저런 사정을 고려하면 태풍 미탁이 농민에게 줄 근심이 태산같다 할 것이다.

당국의 대책이 필요하다. 포항시 등 지자체별로 태풍 미탁에 따른 대책회의를 하나 중요한 것은 농민에게 실질적 도움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 우리 농촌은 아프리카 돼지열병 확산 방지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많은 비를 내릴 태풍 미탁이 지나가면 방역망에 구멍이 생길지 모른다. 당국은 태풍 대비에 만전을 기해 농민의 근심을 덜어줘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