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 노인복지 정책 현주소

포항시노인복지회관 전경. /포항시 제공
포항시노인복지회관 전경. /포항시 제공

10월 2일은 노인의 날이다. 경로효친사상이 많이 퇴색해졌지만, 여전히 우리나라를 지탱해주고 있는 중요한 사회미덕으로 자리잡고 있다. 조선 시대에는 70살이 넘은 원로 문신들을 위로하고 예우하기 위해 나라에서 정기적으로 기로연(耆老宴)을 열기도 했다. 현재는 노인복지법 제6조에 따라 노인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공경의식을 높이기 위해 매년 10월 2일을 노인의 날, 매년 10월을 경로의 달로 지정 운영하고 있다. 조선시대 기로연은 없어졌지만, 정부는 노인의 날을 맞아 대한노인회 등 노인단체 관계자, 훈·포장을 수상하며 어르신 공경의 미덕을 이어가고 있다. 노인의 날을 맞아 초고령사회를 준비하는 포항시의 노인복지정책을 점검해 본다.

작년 1천400여개 일자리 제공
전국최고 노인일자리 성과 거둬
지난 노인의 날 ‘복지부장관상’
베이붐세대 중심 소그룹 조성
참신한 아이템 제안땐 지원
낮에는 어르신 여가·일자리로
저녁·주말에는 주민 공간으로
지역 공동체 장으로 활용되는
복지공간 활용 방안도 모색

□초고령사회

우리 사회는 초고령사회에 대한 걱정에 앞서 우리가 현재 내놓을 수 있는 대책이 거의 없다는 것이 더 큰 문제라는 점을 많은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그도 그럴 것이 흔히 우리는 초고령사회와 관련된 문제를 얘기할 때 주로 우리보다 먼저 초고령사회를 경험한 일본이나 스웨덴과 같은 나라들의 사례 정도를 꼽을 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이들 두 나라의 흔한 사례들을 통해서도 초고령사회가 단순히 도시가 처한 위기가 아니라 새로운 전환점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는 점을 알아차릴 수 있게 된다.

우선, 지난 2005년도에 초고령 국가가 된 일본의 경우, 공항에서부터 고층빌딩의 엘리베이터, 시골마을의 기차역, 동네 마트 진열대 앞까지 곳곳에서 활발하게 일하는 노인들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스웨덴의 경우는 2016년도에 초고령사회로 진입했으나 적극적인 인구정책과 노인세대에 대한 다양한 제도를 통해 오히려 경쟁성장률 면에서 EU국가의 평균인 2.0%보다 높은 2.4%를 기록했다.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감소는 노동시장에서 차지하고 있는 청년층의 비중 또한 크게 줄게 되고, 그 공백을 오히려 중·장년층들이 채워야하는 상황이 생기게 되면서 정년연장은 물론 베이비붐 세대들에게는 재취업의 기회가 늘어나는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우리 역시도 이 같은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민·관은 물론 지역사회가 함께 베이비붐 세대가 퇴직·은퇴 후에 적합한 직종이 무엇인지, 어떤 직종이 얼마만큼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지 등에 대해 적극적으로 고민하고 대응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포항시시설관리공단 노인복지회관에서 매년 개최하고 있는 9988 신바람운동회의 한 모습. 노인들이 장기자랑을 선보이고 있다./포항시 제공
포항시시설관리공단 노인복지회관에서 매년 개최하고 있는 9988 신바람운동회의 한 모습. 노인들이 장기자랑을 선보이고 있다./포항시 제공

□포항시 노인건강복지

포항시는 지역의 기업들을 중심으로 베이비붐 세대의 전직과 재취업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새롭게 고용이 증가하고 있는 산업군을 비롯해 생애경력을 고려한 일자리와 같은 고용특성에 따른 사업군을 파악하는 등 다변화된 일자리 창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포항시는 226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1천400여개의 일자리를 제공하는 등 양적인 면에서는 지난해 전국 최고의 노인일자리 성과를 거뒀다. 이같은 성과를 인정받아 포항시는 1일 노인의 날을 맞아 노인일자리 사업부문 보건복지부장관 대상을 수상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다양한 경력을 가진 베이비붐 세대의 수요에 부합하면서도 사회적으로 유용한 일자리를 찾아내고 맺어주는 것이 어려운 점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지역경제가 침체되고 일자리가 줄어드는 현실에서 좀 더 탄력적이고 융통성 있는 노인일자리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틈새시장을 확대해나가겠다”고 말했다.

포항시는 이와 관련해 일손을 구하지 못해 힘들어하는 농어촌을 비롯해서 중소기업과 복지 분야 등을 중심으로 노인일자리를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포항시시설관리공단 노인복지회관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한 노인들이 갈고닦은 음악 실력을 시민들에게 선보이고 있다./포항시 제공
포항시시설관리공단 노인복지회관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한 노인들이 갈고닦은 음악 실력을 시민들에게 선보이고 있다./포항시 제공

공공근로 가운데 단순 노동에 그치는 일부를 소상공인이나 복지시설에 지원하는 방식이나, 인건비를 일부 지원하는 식으로 노인일자리 사업을 활용하거나, 경력과 능력을 갖춘 베이비붐 세대를 중심으로 소그룹을 만들어 참신한 아이템을 제안하면 이에 대한 지원을 하는 방법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함께 포항시는 노인복지관, 경로당, 노인교실 등 증가하는 노인들의 여가 공간 역시도 새롭게 짓는 것도 중요하지만, 공간 나눔과 기능 혁신 등의 방식으로 풀어나간다는 입장이다.

현재 포항에는 1개의 노인복지회관과 616곳의 경로당, 12곳의 노인교실을 운영·지원하고 있다. 그렇지만 증가하는 노인인구와 여가 프로그램에 대한 욕구로 이미 시설 포화상태를 넘어선지 오래됐다.

현재 8만명에 달하는 노인 인구 중 하루 1천100명 정도가 노인복지회관과 평생학습원을 이용하고 있다. 경로당은 2만2천명 정도가 회원으로 등록돼 있고, 이 회원 이상의 수가 노인교실을 이용하고 있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포항시는 이에 따라 두호동 노인복지회관의 경우, 지난 2016년과 올해 2차례에 걸쳐 증축을 하고, 2017년부터 경로당 8곳을 신축했다. 이어 흥해읍에 노인을 비롯한 전세대가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수영장, 체육관, 다함께돌봄센터 등 복합커뮤니티센터의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포항시가 운영하고 있는 노인교실에서 시민들이 건강체조를 하고 있는 모습./포항시 제공
포항시가 운영하고 있는 노인교실에서 시민들이 건강체조를 하고 있는 모습./포항시 제공

하지만, 경로당 1곳을 건립하는데 4∼5억원, 노인복지관 1곳은 100억원 이상의 예산이 소요되는 등 지방재정에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또한, 단순히 노인전용공간에 대한 거부감도 있다는 지적에 따라서 포항시는 노인여가시설뿐만 아니라 복지회관 등 지역전체의 여가공간을 베이비붐 세대와 지역민들을 위한 복지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적극적으로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베이비붐 세대의 경우, 단순히 공간을 점유하고 시간을 보내는 여가에 대한 거부감이 있기 때문에 기존의 정해진 공간 활동 중심의 서비스 제공이라는 익숙한 틀을 벗어나 다양한 장소, 다양한 지역사회 공동체 내에서의 다양한 활동에 대한 지원으로 노인여가지원 사업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낮에는 어르신들의 여가와 일자리, 나눔 활동의 공간으로 저녁과 주말에는 지역주민들과 청소년들의 공간으로 사용되며 지역민들이 함께 지역문제를 고민하고 해결해나가는 공동체의 장으로 활용되는 복지공간 활용방안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바름기자 bareum90@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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