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산이 단풍으로 물드는 계절, 등산에 나서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 하지만 산에는 자칫하면 다치거나 건강에 해로울 갖가지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우선 산에서 만나는 버섯은 아예 손을 안 대는 게 좋다. 식용 버섯과 비슷하게 생긴 개나리광대버섯, 화경버섯 등은 맹독을 갖고 있다. 성묘하다 보면 뱀과 마주칠 수 있는데 독사에 물리면 뛰지말고 상처를 묶어 혈액 순환을 억제한 뒤 병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벌초를 하다 만나는 말벌도 위험하다. 말벌은 화려한 색상보다 어두운 색상에 공격성을 보이는 만큼 옷차림에 유의하고 말벌집을 건드렸을 경우 뒷머리를 감싸고 반경 15m를 빨리 벗어나는 게 좋다.

꽃가루가 날리는 식물도 주의해야 한다. 보통 꽃가루가 기승을 부리는 계절은 대개 봄으로 알려져 있지만 여름이 지난 뒤 날씨가 선선해지는 9월과 10월에 알레르기를 본격적으로 유발하는 식물도 있다. 대표적인 게 환삼덩굴이다. 잎이 쑥잎과 비슷한 돼지풀도 꽃가루의 주범이다. 단풍잎돼지풀도 강한 알레르기를 유발한다. 풀이 가득한 숲속을 헤치고 가는 일을 최대한 줄이는 게 바람직하고, 지정된 탐방로를 이용해야 한다. 숲속 습한 곳에서 자라는 쐐기풀류도 주의해야 한다. 몸 전체에 돋아난 작은 가시털이 문제인데, 무심코 만졌다간 피부에 큰 고통을 느끼게 된다. 가시털에 독성 물질 ‘포름산’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우연하게라도 스치지 않도록 긴 소매옷을 입는 게 상책이다.

태풍에 때이르게 낙과한 밤송이도 주의해야 한다. 등산이나 나들이 때 무심코 앉거나 손을 짚었다 밤가시에 찔리면 피부 표면에 있던 포도상구균이나 사슬알균이 피부 깊숙이 침투하여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 가을 산, 운치는 좋지만 다치는 일이 없도록 주의해야 한다.

/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