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도창영양군수
오도창 영양군수

지난 선거운동 과정에서 목이 쉬도록 민선 7기의 청사진을 제시하고자 지역 곳곳을 살피던 시기가 있었다. 영양을 변화시킬 다양한 구상안을 염두에 두고 그 계획을 이루고자 다짐했던 나 자신과 군민과의 약속을 실현하고자 매일 숨가쁘게 달려왔다.

하지만 많은 일을 해도 돌아보면 늘 제자리 인듯 아무런 변화를 느끼지 못할 때가 많다. 아쉬움에 내가 가는 이 길이 맞는가에 대한 의문도 가지게 되고 영양군수라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인지에 대해서도 확신하지 못하는 때도 있다. 그러나 쉽게 좌절하지는 않았다. 이상과 현실이 마주하는 모든 문제들은 늘 해결하기 어렵지만, 내가 만들어가는 행정이란 ‘다른 생각들을 모아 더 큰 다름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진짜 행정’을 갈망했던 나의 절실함은 시간이 차차 흘러 ‘변화’와 ‘행복’이라는 민선 7기의 군정철학으로 구현되었으며 이를 실천하는 기본은 바로 소통이었다. 군민과의 소통은 물론 영양군 공직 내부의 목소리를 듣는 일도 중요했다. 우리가 아는바 모든 권력은 군민에게 있으며, 군민이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를 펼칠 수 있도록 돕는 일은 공직자들의 몫이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6개 읍면을 방문하는 일로 시작했다. 1만 7천여명의 영양군민을 직접 만나 그들의 얘기를 들어보는 것이 우선이었기 때문이다. 민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우리의 일상생활과 관련된 생활 민원인 건의 사항들이었다. 정말 중요한 것은 민원내용 뒤에 숨겨진 군민들의 현실을 체감하는 일이었다. 영양군수로 취임하기 전 2년이 넘는 시간을 영양부군수로 재직하였고 고향인 영양에서 공직을 시작해 누구보다 지역 현안을 잘 알고 있다고 자부했지만 때로는 나의 경험과 지식이 무용하게 여겨질 때도 있었다.

단순히 민원을 해결하는 것을 넘어 구조적이고 만성적인 영양의 문제점을 찾아내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하고 중요했다. 군민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야 했다. 눈높이를 맞춰야 했고 읍면을 방문하고 시간이 되면 미처 돌아보지 못한 시장이며 마을 경로당 같이 사람이 있는 곳이면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방문하여 듣고 또 들었다.

수많은 각기 다른 민원이지만 결국 가리키는 곳은 하나였다. ‘영양군은 어떻게 변화 되어야 하는가?’‘작은 변화와 혁신’은 시간이 지나 차차 쌓여 큰 변화를 이루게 된다. 민선 7기 영양군은 시작부터 행보를 달리했다. 형식적인 인수위원회가 아닌 실질적인 업무 인수인계로 시작해 순수 민간으로 구성된 민선 7기 영양군수 공약 군민평가단 위촉, 생활민원바로처리반과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각종 경제 관련 조례 재개정 추진으로 생활밀착 행정과 지역경제 회복에 토대를 둔 행정에 방점을 찍었다.

취임 초기부터 정책의 방향성을 선명하게 결정한 것이 시작이었다면 새로운 추진력으로 삼고자 내부 구성원들과의 소통에도 집중하였다. 공직자의 소통의 창구를 늘리고자 조회에서 석회로 변경하고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충실한 내용으로 영양군의 바람직한 변화에 대해 생각하고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깊이 고민하는 체계를 다졌다고 생각한다. 담당부서에도 정책에 대한 더 많은 고민을 던져 영양군의 주인인 영양 군민들의 뜻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요청해왔다. 영양의 미래와 변화에 대한 우리의 생각을 정확히 정의하기엔 이제 막 1년이 넘은 시간으로는 명확한 정답을 내릴 수는 없다. 하지만, 적어도 영양군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을 같이 고민하고 나누는 관점의 방향은 하나로 가까워졌다고 말할 수 있다.

작지만 변화의 시간을 거치며 어떤 오류가 있었는지 행정이 군민에게 군민이 행정에게 어떤 생각을 달리하고 있는지, 그 모든 오류와 다름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상황을 행정의 기준으로 보고 있는 것은 아닌지를 두고 치열하게 고민하고 있다. 관례적으로 실시하는 사업을 재검토하고 정비하는 일, 새로운 변화를 유도하는 일, 주민 편의에 맞춘 생활 행정을 실천하는 일 등이 그러했다.

원칙은 만들어졌고 이것을 토대로 민선 7기 영양군은 군민 중심의 정책을 펼 수 있는 새로운 공간들이 만들어졌으며 만들어 가고 있다. 그러다 보면 나, 영양군 공직자 그리고 영양 군민 모두가 영양군을 넘어 사회 전반이 과거와 현재를 넘어 미래로 향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언제쯤에는 “늘 제자리라고 느꼈으나 사실 우리는 한걸음씩 진보하며 변화하고 있었다”라거나 “더 큰 다름, 그것은 다름 아닌 ‘변화’다”라는 말을 서로에게 해줄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