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서 26일 새벽 2.3 규모 지진
2017년 ‘5.4 지진’ 진앙지와 근접
100 차례 여진과도 상당한 시차
포항시도 엄중한 상황으로 판단
정부 TF팀, 현장 역학조사 나서
주민들 “불안에 떨며 밤잠 설쳐”

포항 5.4 지진의 진앙지 인근에서 또다시 규모 2.3의 지진이 발생해 포항시민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 더욱이 5.4 강진의 여진이 멈춘 지 17개월만에 지진이 재발해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산업통상부와 포항시는 26일 새벽 2.3 규모의 지진이 발생한 것과 관련해 역학 조사에 나섰다. 산자부는 26일 포항 지진과 관련해 포항 지열발전 부지 안전성 검토 태스크포스팀과 협력해 부산대 김광희 교수팀과 담당자를 현장에 파견했다고 밝혔다. 산자부의 현장조사는 포항시가 지난 2017년 규모 5.4 지진의 진앙지 인근에서 발생해 매우 심각하고 엄중한 상황으로 판단된다며 중앙정부 차원의 종합적인 대책 마련을 요청해 이뤄졌다.

기상청에 따르면 26일 오전 2시 57분 31초 포항시 북구 북북서쪽 6km 지역에서 규모 2.3의 지진이 발생했다. 진앙은 북위 36.09도, 동경 129.33도이며 지진 발생 깊이는 8km이다. 이날 지진의 진앙지는 지난해 2월 11일 새벽 발생한 규모 4.6 지진의 진앙지와 1km 거리이다. 지난 2017년 11월 15일 발생한 5.4 지진 이후 발생한 4.6 지진을 비롯한 대부분 여진의 진앙지가 반경 8∼11km에 집중해 있다.

바다가 아닌 포항 육지에서 규모 2.0 이상 지진이 난 것은 지난해 5월 31일 규모 2.6 여진 이후 1년 4개월 만이다. 다만 지난해 5월 31일 지진 진앙은 2017년 11월 15일 지진을 촉발한 것으로 나타난 지열발전소와 거리가 멀어 여진으로 분류하지 않는다. 2017년 11월 15일 지진의 여진으로 분류되는 마지막 지진은 지난해 3월 31일 일어난 규모 2.0 지진이다. 포항시는 이번 지진 진앙이 지열발전소와 가깝고 지진 발생 깊이 8㎞로 비교적 얕아 지열발전에 따른 여진으로 판단하고 심각한 상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날 지진은 1년 여만에 5.4 지진의 진앙지 인근에서 발생해 신속한 조사를 통해 확실하고 믿을만한 근본적인 원인과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산업통상자원부에 현장조사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 시장은 또 “지진방재센터와 같은 상시적인 모니터링 시스템을 갖추고 시민들이 불안에서 벗어나 안심하고 일상을 이어갈 수 있는 항구적인 대책이 절실하다”면서 “지진특별법의 조속한 제정을 비롯해 특별조사단 파견, 각종 시민안전대책, 도시재건 등 종합적인 대안마련을 강력하게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양만재 포항지열발전부지 안전성검토태스크포스 위원은 “스위스 바젤의 경우 지열발전으로 10년이 지난 뒤에도 지진이 발생했다”며 “포항은 지열발전으로 더 큰 지진이 난 만큼 장기적인 관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산자부는 이날 지진과 관련한 다양한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김광희 교수는 TF 위원 가운데 한명으로 포항지진을 일으킨 단층과의 상관성 등을 포함해 이번 지진에 대해 면밀히 분석할 계획이다. 분석결과는 TF 위원들의 검토를 거친 이후 발표될 예정이다.

TF에 따르면, 2017년 11월 발생한 포항지진(규모 5.4) 이후 규모 2.0 이상의 여진이 100차례 발생했다. 다만 발생 빈도가 줄었고 지난해 4월 이후 약 17개월간 포항시 북구 흥해읍 일대에서 규모 2.0 이상의 지진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지진으로 진앙지 인근인 포항시 흥해읍 주민들은 진동에 놀라 밤잠을 설치는 등 불안에 떨었다. 흥해읍 주민 정모씨는 “아파트에서 ‘우르릉’하는 소리를 듣고 잠에서 깨어났다”고 말했다. 경북도 소방본부에는 이처럼 지진동을 느꼈다는 신고가 20건 있었다.

/이바름기자 bareum90@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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