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카루스의 실패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그 도전은 죽음으로 끝났지만, 고대 그리스에서 잉태한 하늘을 날려는 염원은 라이트 형제에 의해 비행기를 꿈꾸게 했고 미국과 소련이 죽을 기세를 다해 우주선 개발에 착수하게 했으며 불과 반세기 만에 엘론 머스크는 지구로 귀환하는 우주선까지 뚝딱 만들어 냈습니다.

오늘날 이카루스의 비극에 도전이라도 하듯 태양을 향해 녹지 않을 탄소 복합섬유로 몸을 감싼 태양 탐사선 파커를 날려보내는 데까지 인류의 꿈은 이뤄지고 있습니다.

꿈을 향해 날갯짓하는 우리의 인생. 추락할 수도 있고 크게 다칠 수 있으며 목숨까지 잃을 수 있지만 도전하는 인생이 아름답습니다.

마틴 루터 킹이 38세에 남긴 명연설 ‘목숨을 바칠만한 귀중한 것’, 쩌렁쩌렁한 그의 음성에 귀 기울이며 생각에 잠깁니다. “목숨을 바칠 수 있을 만큼 귀중한 것을 찾지 못한 사람은 고달픈 인생을 살아야 합니다. 저처럼 서른여덟 나이 먹은 사람이 있다고 합시다. 언젠가 이 사람은 어떤 위대한 원칙이나 위대한 사안, 위대한 대의를 위해 일어나야 할 시점을 맞이합니다. 이 사람은 겁이 나서 혹은 좀 더 오래 살고 싶어서 그런 사명을 거부합니다. 직장을 잃을까 걱정하기도 하고, 남들에게 비난을 받고 신망을 잃게 될까 걱정하기도 합니다. 칼에 찔리지 않을까, 총에 맞지나 않을까, 집이 폭파되지 않을까 걱정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결국 대의를 포기하게 됩니다. 좋습니다. 그렇게 해서 아흔 살이 되었다고 합시다. 하지만 이 사람은 서른여덟에 죽은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벌써 오래전에 있었던 영혼의 죽음을 뒤늦게 알리는 것에 불과합니다. 정의를 위해 일어서기를 거부한 그 순간 죽은 것입니다.”

가을이 깊어갑니다. 2020년을 석 달 남짓 앞둔 지금. 무엇을 향해 자신의 삶을 일으켜야 할지 성찰하고 고민하는 가을입니다.

/조신영 인문고전독서포럼대표

    조신영 인문고전독서포럼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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