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기 택

집에 돌아오면

하루종일 발을 물고 놓아주지 않던

가죽 구두를 벗고

살껍질처럼 발에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던

검정 양말을 벗고

발가락 신발

숨 쉬는 살색 신발

투명한 바람 신발

벌거벗은 임금님 신발

맨발을 신는다

하루 종일 신발에 갇혀 있던 발, 집에 들어와서 신발과 양말을 벗고 나면 홀가분한 맨발이 된다는 표현을 하는 시인의 의도는 다른 곳에 있음을 느낀다. 종일 자신을 옮아 매었던 삶의 굴레들을 벗고 그 막중한 무게들로부터 벗어나 홀가분하게 자유를 누리는 시인을 느낄 수 있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