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돼지열병(ASF) 유입을 막기 위한 방역에 다시 비상령이 내려졌다.

17호 태풍 ‘타파’의 영향으로 도내에는 21일부터 사흘간 최대 211㎜ 이상의 비가 내려 ASF 차단을 위해 돈사와 입구 주변에 뿌려진 생석회와 소독약 대부분이 비와 함께 쓸려 내려가 방역 차단 효과가 자칫 떨어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에 따라 경북도는 태풍이 끝난 후 곧바로 방역 전선을 지키기 위해 도내 23개 시·군에 생석회 150t을 지원했다. 이는 도내 모든 농가에 20㎏짜리 10포씩 돌아갈 수 있는 양이다. 또 도와 시·군은 23일 방역 차량 150여 대를 총동원해 방역에 나섰다.

ASF는 지난 17∼18일 파주시와 연천군에서 잇달아 발생했다. 이후 경북도는 연천군 ASF 발생 농가와 역학관계에 있는 축산시설 5곳과 돼지농장 1곳 등에 대한 정밀검사 결과 모두 ‘음성’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이날 상대적으로 덜 위험한 지역으로 여겨졌던 한강 이남 지역인 김포의 한 농장도 ASF 양성으로 확진이 돼 또다시 방역 당국에 초비상이 걸렸다. 이 농장은 파주 농장으로부터 약 13.7㎞, 연천 농장으로부터 45.8㎞ 떨어져 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의 국내 발병과 더불어 중점관리지역 6곳으로 지정된 지역에 해당한다. 포천의 대규모 양돈농가에서도 이날 ASF 의심 신고가 접수됐다.

때문에 중점관리지역에 대한 수위 높은 방역에도 불구하고 이 ‘방역전선’이 뚫릴 수 있다는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

경북도도 김포 농장과 역학관계 있는 도내 농장 조사에 나섰고, 1차 조사 결과 현재까진 역학관계 농가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규섭 경북도 동물방역과장은 “자체 조사 결과 현재까지 이 농장과 역학관계가 있는 농장은 없었다”면서 “하지만 이는 공식적인 것은 아니며 축산차량에 등록되지 않은 차량이 출입했을 가능성도 있어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고 있다”고 말을 아꼈다.

한편, 정부는 첫 확진 판정이 나온 17일 이후 6일이 지난 23일까지 여전히 ASF 감염 경로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ASF의 발생 원인으로는 △바이러스가 들어 있는 남은 음식물을 먹이거나 △농장 관계자가 발병국을 다녀왔거나 △야생 멧돼지가 바이러스를 옮기는 경우 등이 지목돼왔다. 하지만 앞서 확진 판정을 받은 파주와 연천의 농가는 이들과 모두 무관한 것으로 나타났다.

/손병현기자 why@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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