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람스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 1~3번 연주… 27일 구미문예회관 대공연장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 /구미문화예술회관 제공
한국 클래식의 살아있는 전설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71)가 구미를 찾는다.

구미문화예술회관(관장 최현도)이 올해 개관 30주년을 기념해 선보이는 ‘정경화 바이올린 리사이틀’무대에 서는 것.

오는 27일 오후 7시30분 구미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열리는 이번 리사이틀에서는 정경화가 가장 사랑하는 작곡가 브람스의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1~3번)을 연주하며 71년 바이올린 거장의 세월만큼 깊어진 음악 세계를 선사한다. 1995년 브람스 소나타를 전곡 소화한 바 있는 정경화는 24년 만에 같은 작품으로 무대에 올라 그 시간만큼 농익은 음악 세계를 들려줄 예정이다. 강렬한 음악적 감수성과 거장으로서 예술적 깊이를 더해 온 정경화는 오랫동안 연주를 함께 한 피아니스트 케빈 케너와 함께한다. 두 아티스트는 이번 연주회에서 브람스의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1번 G장조, 작품번호 7’ ‘2번 A장조, 작품번호 100’ ‘3번 D단조, 작품번호 108’ 등을 협연한다.

정경화는 여성 바이올리니스트도 아시아 출신의 음악가도 극히 보기 힘들던 70년대초 세계 클래식 음악계에 혜성같이 등장해 50년 가까이 선구자적 음악활동을 전개, 자신만의 독보적인 예술적 경지를 인정받아온 명실상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바이올리니스트다.

1967년 레벤트리트 콩쿠르 우승으로 국제적인 명성을 쌓기 시작했고, 1970년 앙드레 프레빈이 지휘하는 런던심포니와의 연주가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키며, 유럽 무대에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이후 앙드레 프레빈을 비롯해 게오르그 솔티, 클라우스 텐슈테트, 리카르도 무티, 버나드 하이팅크, 다니엘 바렌보임, 클라우디오 아바도 등이 이끄는 세계 최정상급 오케스트라들과 협연하며 맹활약해왔다.

지난 1995년 ‘아시아위크’가 뽑은 ‘위대한 아시아인 20인’ 가운데 클래식 연주자로 유일하게 선정됐으며, 영국 선데이타임스가 선정한 ‘최근 20년간 가장 위대한 기악 연주자’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크라이슬러, 그뤼미오, 밀스타인 등과 함께 그라모폰 명예의 전당 바이올린 분야에 이름을 올렸다.

정경화는 2015년 뉴잉글랜드 콘서바토리에서 명예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줄리아드 음악원 교수를 맡고 있다.

케너는 1990년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1위 없는 2위와 폴로네즈상을 받고 같은 해 차이코프스키 국제 콩쿠르에서 3위를 차지하며 이름을 알렸다. 정경화와 케너의 인연은 2011년 대관령국제음악제(현 평창대관령음악제) 당시로 거슬러 올라간다. 첫 만남이었지만 호흡이 잘 맞았고 이후 9년째 듀오 파트너로 함께하고 있다.

최현도 구미문화예술회관장은 “여성 바이올리니스트의 큰 성공을 거두기 어렵다는 통념을 깬 전설의 정경화는 우리 클래식 음악계를 넘어서 한 시대의 상징이다. 그녀로 인해 수많은 후배 음악인에게 열정과 희망의 밑그림을 제시해왔다”면서 “올해 개관 30주년을 기념하는 공연 중 가장 수준 높은 공연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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