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고르 잠자는 어느 날 아침 불안한 꿈에서 깨어났을 때, 자신이 잠자리 속에서 한 마리 흉측한 해충으로 변해 있음을 발견했다. - 프란츠 카프카 ‘변신’

작가들은 집필을 마친 후 첫 문장을 수없이 다듬곤 합니다. 소설의 첫 문장 중 가장 유명한 것 하나를 꼽으라면 카프카의 변신이 손꼽히곤 하지요.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 첫 문장을 기억하는 분도 많습니다. “모든 행복한 가정들은 대개 비슷비슷하다. 그러나 불행한 가족은 모두 저마다 나름의 이유를 갖고 있다.”

문장 하나를 만들어 내는 것. 인류의 머릿속에 각인되어 잊지 못할 문장을 쓰는 것은 모든 작가의 꿈입니다. 그대는 어떤 문장을 세상에 남기고 싶은가요?

카프카는 프라하에 살았던 유대인입니다. 유대인도 독일인도, 체코인도 아닌 정체성 문제 때문에 늘 이방인으로 살았던 고독한 천재였지요. 카프카는 문학을 자기 삶의 구원으로 여겼습니다.

글쟁이로 세상을 제대로 살아갈 수 없다고 믿는 유대인 장사꾼 아버지 압력에 짓눌려 법학 박사학위를 받고 국영 보험회사에 취직해 돈을 벌어야 했습니다. 일과 문학 사이의 경계에서 갈등했지요. 오직 글을 쓸 때만 자유로운 영혼이었던 카프카는 독특한 라이프 스타일로 유명합니다. 오후 2시에 퇴근하면 여름에는 몰다우 강에서 옷을 훌훌 벗어던지고 매일 1.6㎞를 수영했습니다. 오후 4시 전에 잠을 청하고, 저녁 늦게 일어나 식사와 산책을 하고 밤 10시 무렵 책상에 앉아 글을 쓰기 시작합니다. ‘변신’도 그런 삶의 방식으로 생산한 문장들입니다. 불과 며칠 동안 단숨에 써 내려간 걸작이지요.

주인공 그레고르 잠자(Samsa)는 카프카(Kafka) 자신의 투영이라는 것을 이름을 통해 보여줍니다. 문학을 통한 구원에 도달하고픈 열망과 돈을 벌어 가족에게 보탬이 되어야 한다는 갈등과 충돌합니다. (계속)

/조신영 인문고전독서포럼대표

    조신영 인문고전독서포럼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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