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 장관의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각계각층으로 퍼지고 있다. 야당 인사들의 잇따른 삭발 투쟁에 이어, 대학교수들과 변호사들까지 ‘시국선언’에 나서는 등 집단행동에 나서고 있는 형국이다. 이쯤 되면 조국 장관은 스스로 ‘염치’를 찾는 게 맞다. 이만큼 정권의 총알받이 노릇 했으면 충분하다. 멋들어진 진보 지식인에서 처참한 이중인격자의 용렬한 참상으로 한없이 추락하고 있는 그를 바라보는 마음이 착잡하다. 이젠 용단을 내릴 때다.

전·현직 대학교수들이 참여한 ‘사회정의를 바라는 전국교수모임’(정교모)은 19일 오전 청와대 앞에서 조국 장관 퇴진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국내·외 290개 대학 소속 교수 3천396명이 참여한 시국선언문에서 “지금 우리는 대한민국의 사회정의와 윤리가 무너지는 것을 목도하고 있다”며 “문 대통령은 조 장관 대신에 사회정의와 윤리를 세우며 국민적 동의를 받을 수 있는 새로운 사람을 법무부 장관으로 조속히 임명할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모임(한변)도 어제 조국 장관 사퇴를 촉구하는 시국선언문에 500명이 넘는 변호사가 참여했다고 밝혔다.

무소속 이언주 의원의 삭발로부터 촉발된 정치권 삭발 투쟁도 이어지고 있다. 자유한국당에서는 지난 11일 박인숙 의원이 처음으로 머리를 자른 데 이어 황교안 대표가 16일 제1야당 대표로는 처음으로 삭발을 했다. 지난 17일에는 김문수 전 경기지사와 강효상 의원, 송영선 전 의원이 릴레이 삭발을 했다. 18일에는 국회 부의장인 이주영 의원(5선)과 전임 부의장인 심재철 의원(5선)과 차명진 전 의원도 같은 장소에서 삭발 항의 대열에 합류했다.

우리나라 ‘시국선언’의 역사는 1960년 4·19 혁명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국정이 비정상일 때마다 터져 나온 ‘시국선언’은 언제나 민심을 대변하는 풍향계가 돼 왔다. 조국 장관 일가에 대한 검찰 수사는 날마다 국민을 놀라게 하는 결과물을 쏟아내고 있다. 조국이 더 이상 장관 자리에 버티고 있는 것은 오욕만 보태는 어리석은 선택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제 그를 생애 최악의 치욕 가시방석에서 벗어나도록 놓아주는 게 마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