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대 들어 조례 발의 23건
고령운전자 교통사고 예방
농업인 지원 등 시민생활 중심
여·야의원 공동 발의도 눈길
자유한국당 독점 체제 붕괴
개원 초반 일정 파행 등 갈등
경쟁구도 전환으로 시너지 효과
조례 재·개정 참여 ‘0’ 의원 8명

개원 1년을 넘어선 제8대 포항시의회가 활발한 의정활동을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의정활동이라고 할 수 있는 조례발의가 우수하고, 현장 중심의 활동도 많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18일 포항시의회에 따르면 제8대 포항시의회는 지난해 7월 4일 개원한 후 현재까지 1년 2개월여 동안 23건의 조례를 발의했다. 이는 제7대 포항시의회가 같은 기간 발의한 15건보다 53.3% 증가한 실적이다. 위원회별로는 건설도시위원회가 10건으로 가장 많았고 복지환경(8건), 경제산업(4건), 자치행정(1건) 등의 순으로 뒤를 이었다.

제8대 의원들이 발의한 조례는 양뿐만 아니라 질적으로도 우수하다.

이나겸 시의원(자유한국당·오천)의 ‘포항시 고령운전자 교통사고 예방을 위한 지원 조례안’을 비롯해 △포항시 고령농업인 지원에 관한 조례안(김성조·무소속·장량) △포항시 노인 일자리 창출·지원에 관한 조례안(김정숙·더불어민주당·비례) △포항시 공중화장실 등의 디지털성범죄 예방 조례안(공숙희·민주당·비례) 등 지역특화는 물론 생활밀착형 신규조례가 다수 제정됐다.

특히, ‘포항시 시민안전보험 운영 조례안’은 한국당 백인규(양학·용흥·우창) 의원과 민주당 박희정(효곡·대이) 의원, 무소속 복덕규(두호·환여) 의원 등 여·야 의원이 함께 발의해 눈길을 끌었다. 이 밖에 ‘포항시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 대지보상 특별회계 설치 및 운영 조례 일부개정조례안’ 등 9개 조례안은 현재 실정에 맞게 개정됐다.

의원별로는 김상민(민주당·장량), 이나겸, 조영원(한국당·해도·송도) 의원이 3건으로 가장 많은 조례 재·개정에 참여했다. 공숙희 의원과 권경옥(한국당·비례), 김정숙(민주당·비례), 박경열(무소속·흥해), 박칠용(민주당·오천), 백인규, 이석윤(한국당·효곡·대이), 차동찬(한국당·양학·용흥·우창), 허남도(민주당·청림·제철·동해) 의원은 각각 2건을 발의했다.

이 같은 활발한 의정활동은 의원 간 경쟁구도가 형성된 영향이 크다고 볼 수 있다. 제8대 포항시의회는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체 의석 32석 중 10석을 차지하면서 20여년 동안 이어져 왔던 자유한국당 독점 체제가 붕괴, 경쟁과 견제가 가능해졌다. 제7대만 하더라도 민주당 의원은 2명에 불과해 제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상황이었다. 양당 체제가 구축되면서 초반은 불안했다. 민주당과 무소속 시의원들이 의장단 및 상임위원장 구성을 두고 한국당 의원들과 갈등을 빚다가 의회 일정에 전원 불참하는 사건도 있었다. 개원 후 1년이 조금 흐른 현재도 여전히 반가운 이웃은 아니지만, 적절한 긴장감이 상존하면서 시너지를 내는 모습이다.

한 한국당 포항시의원은 “양당 체제가 구축되면서 일부 이슈들에 대해 단합이 되지 않아 불편한 점도 있지만, 서로 자극이 돼 더 활발한 의정활동을 하는 부분은 긍정적인 요소”라면서 “여당 야당 가리지 않고 협치하는 포항시의회가 되도록 모든 구성원들이 노력 중이다”고 말했다. 이어 “조례안 발의가 의정활동의 전부는 아니지만, 성과를 평가할 수 있는 지표인 만큼 잘 흘러가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공숙희 포항시의원은 “경쟁자가 있다는 건 좋은 쪽으로 큰 자극이 된다고 생각한다. 제8대 포항시의회가 건강한 활동을 하는 데도 양당 체제가 큰 몫을 하고 있다”면서 “지역구에서의 여야당 눈치싸움은 아직도 있지만, 조례안 발의와 현안 해결에 대해 전반적으로 협동이 잘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편, 1년 2개월여 동안 단 한 건의 조례 재·개정에 참여하지 않은 의원은 8명으로 나타났다.

/안찬규기자 ack@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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