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기장 앞바다까지 확산, 남해안 양식어류 집단폐사 피해
북상 대비 경북동해안 지자체 예찰 강화… 황토 1만여 t 준비

남해안에서 발생한 적조가 빠른 속도로 북상하고 있어 경북동해안도 적조 비상이 걸렸다.

적조는 동한난류를 타고 동해남부해역인 부산 기장앞바다까지 확산돼 포항과 경주를 비롯한 경북 동해안 지자체들이 적조 예방 대책을 마련하는 등 비상 근무체제에 들어갔다.

특히 이번 적조는 남해안 양식장을 덮치며 양식어류가 집단폐사하는 등 막대한 피해를 내 동해안까지 확산할 경우 엄청난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지난 16일 경남 거제시 일운면 지심도 동측 종단∼부산시 기장군 장안읍 효암리 종단 구간에 적조주의보가 신규로 발효됐다. 또한 통영시 한산면 추봉리 동측 종단∼거제시 일운면 지심도 동측 종단에 기존 발효 중이던 주의보는 경보로 그 단계가 상향됐다. 특히 통영 연안 해역에는 고밀도 적조가 분포하고 있으며, 사량도 서측해역의 경우 적조생물 밀도는 3천700∼4천800개체/mL에 달한다.

이와 관련해 수과원은 남해연안의 적조띠가 이동·확산을 반복하며 일부 해역에서 고밀도로 집적돼 나타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으며, 외해 및 거제 동부해역의 적조는 해류를 따라 부산, 울산 등 동해 남부해역으로 확산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경북 동해안 지자체들은 향후 적조 확산에 대비해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는 상황이다.

포항시의 경우 과학원의 적조 속보를 계속 모니터링하는 한편, 확산 분위기에 대비해 18일 담당 국·과장을 중심으로 항공예찰을 진행한다. 이 외에도 명예예찰선 12척이 의심해역 시료채취 등을 통해 유선으로 상황을 전파하고 있으며, 어업지도선도 주 2회 예찰활동을 펼치고 있다. 시는 적조가 동해안을 침범할 경우 즉각 바지선을 동원해 황토살포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해역별 적조동원어선 50척과 1만3천t의 황토를 준비해 놓았다. 또한 어장 주변에 물을 뿌리며 바닷물을 순환시켜 적조 밀도를 낮추는 작업도 병행할 방침도 세우고 있다.

적조보험과 관련해서도 어가와 회의를 진행하며 꾸준히 가입을 독려하고 있다. 포항의 현재 62개 양식어가 중 적조 특약에 가입한 어가는 절반을 조금 넘긴 60%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는 보험에 가입할 경우 피해액의 평균 80%를 보상받을 수 있지만, 올해 관련 보험료가 30%가량 인상됐고 100g 미만의 어패류는 보험 가입이 제한된다는 점 등을 두고 어가가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포항시 수산진흥과 관계자는 “최근 자료를 보면 동해안으로 적조가 확산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며 “어가에 보험가입을 권장하는 한편, 적조 발생 사태에 대비해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경북 동해안 4개 지자체(포항, 경주, 영덕, 울진)에서는 총 86곳의 양식 어가에서 1천326만9천여마리의 어패류를 기르고 있다. 이 중 강도다리가 65% 정도를 차지하고 있으며, 조피볼락, 넙치 등의 순으로 분포하고 있다.

/전준혁기자 jhjeo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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