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해상케이블카, 지역 관광산업 촉매제 될까
① 포항 해상케이블카와 영일만 해수욕장

여객선터미널 쪽 탑승장에서 바라본 영일대해수욕장 전경.
여객선터미널 쪽 탑승장에서 바라본 영일대해수욕장 전경.

포항시가 ‘해양관광 1번지, 명품해양관광도시’라는 새로운 슬로건을 내걸고 ‘바다’를 이용한 활발한 관광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특히 시는 지난 8월 관광특구로 지정된 영일만 일대를 본격적으로 개발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영일만 관광특구는 포항시 환호동에서 송도동을 잇는 약 2.41㎢(약 73만평)로 우리나라 관광특구로는 33번째다. 영일만 일대는 환호공원, 영일대해수욕장, 중앙상가 영일만친구 야시장, 죽도시장, 포항운하, 송도솔밭 도시숲 등 여러 관광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는 포항의 관광메카로, 연간 11만 명이 넘는 외국인 관광객이 방문하는 곳이다. 관광특구는 현재 전국 32개로 경북도는 경주시(1994년), 울진군(1997년), 문경시(2010년)가 지정돼 있다. 경북 자체로 보면 문경관광특구 지정 이래 10년만으로, 영일만관광특구는 경상북도 내 유일한 도심 속의 바다를 끼고 있는 관광특구라 특별한 의미를 더한다. 포스코 야경과 국제불빛축제, 저렴한 가격으로 맛볼 수 있는 싱싱한 포항물회와 호미곶 해안선이 내려다보이는 ‘영일대해수욕장’ 일대는 우수한 해양관광 자원을 품고 있어 이번 지정으로 포항관광의 브랜딩 효과 및 대외 인지도를 높이고 새로운 관광트렌드에 부합하는 관광명소를 위한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이 중에서도 포항시는 영일대해수욕장 인근인 포항여객선터미널과 환호공원 전망대를 연결하는 총 길이 1.8㎞의 해상케이블카를 건설한다는 계획을 마련했다. 영일만의 수려한 자연경관을 그대로 살리고 환경훼손이 없는 범위 내에서 바다 위 100m 높이에 해상케이블카를 설치해 아름다운 영일대해수욕장과 깨끗한 영일만 바다를 감상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해상케이블카는 이미 해외는 물론 국내에서도 여러 사례가 많다. 이 중에서 성공적인 곳을 벤치마킹해 포항 해상케이블카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진단해 본다.
 

포항여객선터미널~환호공원 전망대 연결
자연경관 그대로 살리고 환경 훼손 없는
총 길이 1.8㎞ 자동순환식 모노케이블카로 추진
내년 완공 땐 1천억 이상 생산·부가가치 유발
약 1천400명 고용창출 효과까지 기대

□ 선풍적인 케이블카 인기

이달 초 다도해와 유달산의 풍광을 감상할 수 있는 전남 목포 해상케이블카가 개통했다. 3.23㎞ 코스로 국내 최장 길이를 자랑하는 목포 해상케이블카는 왕복 40분이라는 탑승 시간 동안 유달산과 목포 앞바다, 목포대교, 다도해를 두루 감상할 수 있다. 모두 55대의 케빈이 시간당 1천200여명을 태울 수 있고, 이 중에서도 15대는 바닥까지 투명한 유리로 제작돼 발아래를 감상할 수 있는 장점도 갖췄다. 이를 반영하듯 추석 연휴 기간 총 3만명에 가까운 인원이 이용하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케이블카 설치 열풍은 비단 목포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전국에서 대유행처럼 번지며 지자체에서 너도나도 케이블카를 추진하고자 발벗고 나서는 상황이다. 어림잡아 전국 50여곳에서 관광 케이블카를 건설 중이거나 건설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러한 인기는 통영 한려수도조망케이블카로부터 촉발됐다. 지난 2008년부터 운행을 시작해 10년 넘게 지역 관광의 효자 노릇을 하고 있는 통영 케이블카는 해마다 140만명 이상이 찾고 있으며, 누적 탑승객은 올해까지 1천400만명을 넘은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케이블카 열풍이 좋은 부분만 있는 것은 아니다. 우후죽순 난립하는 케이블카가 서로 경쟁하며 수익성이 떨어질 수도 있고, 만일의 경우 폐쇄되면 애물단지로 전락할 뿐만 아니라 환경 훼손의 가능성마저 있어 신중해야 한다는 비판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일례로 부산 해운대와 이기대를 연결하는 해운대 해상케이블카 사업의 경우 찬반 논란으로 뜨거운 상황이다.

이 사업을 둘러싸고 반대 측은 민자 사업에 대한 우려와 환경 훼손을, 찬성 측은 침체된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며 맞서는 상황이다.

환호공원 쪽 탑승장에서 바라본 동해 전경.
환호공원 쪽 탑승장에서 바라본 동해 전경.

□ 포항 해상케이블카 설치 사업

포항시는 해상케이블카 설치사업을 지난 2016년 말부터 준비해 왔다. 당시에는 영일대해수욕장 일원(포항여객선터미널∼환호공원 전망대)에 580억원의 민간자본을 투입해 2019년 완공할 예정이었으나, 현재는 시일이 일 년 가량 뒤로 밀린 상황이다.

이에 포항시의회에서도 올해 6월 사업 현장을 방문해 “영일대 해상케이블카는 침체된 지역경제의 활성화와 해양관광산업을 선도할 대표적인 랜드마크가 될 수 있도록 계획에 차질이 없도록 추진해줄 것”을 주문하며 신속한 건설을 요구하고 나선바 있다.

시는 애초 영일만의 수려한 자연경관을 그대로 살리고 환경훼손이 없는 범위 내에서 해상케이블카를 설치해 바다 위 100m 높이에서 아름다운 영일대해수욕장과 깨끗한 동해를 한눈에 감상하고 온몸으로 만끽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을 세웠다.

이는 대한민국 대표 해양도시인 경남 통영과 사천, 전남 여수 등이 해상케이블카를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는 점이 큰 바탕이 됐다. 이들 해상케이블카 탑승객은 연간 120만명에서 많게는 200만명까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지역 경제에 미치는 파급도 큰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처럼 포항지역에서도 해상케이블카가 완공되면 1천억원 이상의 생산·부가가치 유발효과와 약 1천400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고, 이를 바탕으로 포항시는 침체된 지역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신규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행히 산악케이블카보다 해상케이블카가 높은 수익을 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고, 성공사례도 해상케이블카가 대다수를 차지한다는 점에서 포항의 해상 케이블카 사업은 일단 출발에서는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환호공원 쪽 케이블카 탑승장 예정지. /전준혁기자 jhjeon@kbmaeil.com
환호공원 쪽 케이블카 탑승장 예정지. /전준혁기자 jhjeon@kbmaeil.com

□ 포항 해상케이블카 어디까지 왔나

영일대 해수욕장 일원(여객터미널∼환호공원)에 추진되고 있는 포항 해상케이블카는 애초 계획대로 길이 1.8㎞, 높이 100m의 자동순환식 왕복 모노케이블카로 추진되고 있으며, 사업기간은 오는 2020년까지다. 총 사업비도 내진 적용기준을 1등급으로 상향하면서 최초 발표 당시보다 100억원 가량 증가한 687억원이 됐다.

사업비 모두는 민자유치 방식으로 건설되며, 2017년 6월 제3자 제안 공모 공고를 통해 그해 9월 우선협상대상자로 대한엔지니어링(주) 컨소시엄이 선정됐다. 이어 진행된 수요예측과 재무모델 등 사업성 평가에서는 연간 128만명이 이용할 것으로 나타나며 사업에 청신호가 켜졌다.

2018년 11월에는 포항해상케이블카 특수목적법인이 설립됐고, 이 법인은 2019년 5월 사업시행지로 지정 통보됐다. 8월에는 GS건설이 특수목적법인 지분의 60%를 사들이며 사업에 뛰어들었고, 이를 계기로 케이블카 건설은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

이달 들어서는 도시공원위원회 심의를 통과해 본격적인 사전 준비를 마쳤으며, 10월 중으로 궤도시설에 대한 실시계획인가를 거쳐 내년 하반기에는 준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객선터미널 쪽 케이블카 탑승장 예정지.
여객선터미널 쪽 케이블카 탑승장 예정지.

환호공원 쪽 탑승장은 해변공원 인근 두호동 42번지 일대로, 환호공원 내 해변공원은 동해를 조망하기 좋은 위치로 유명한 곳이다.

여객선터미널 쪽 탑승장은 항구동 58-54에 위치한 여객선터미널 주차장으로, 여객선을 이용하는 고객이 배를 기다리는 동안 케이블카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복안이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포항시 관계자는 “케이블카 사업은 포항의 해양관광산업을 선도할 사업일 뿐만 아니라, 죽도시장·포항운하·크루즈·영일대 및 송도해수욕장 등 다수 관광지 시설과 연계해 관광산업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다”며 “특히 신규 일자리 창출 등 지역경제 활성화의 견인 역할을 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전준혁기자 jhjeon@kbmaeil.com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원을 받아 작성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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