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코는‘탈코르셋’의 준말이다. 코르셋은 흉부를 압박하는 보정 속옷을 뜻하는데, 탈(脫)코르셋은 남의 시선을 의식해 억지로‘예쁘게’ 혹은‘여성스럽게’ 꾸미는 것을 거부하는 여성주의 운동을 말한다. 2015년을 전후해 메갈리아·미투운동 등 20대 여성 위주의 2세대 여성운동이 활발해지면서‘탈코운동’이라는 말이 널리 알려졌다.

특히 탈코세대의 등장으로 화장품·헤어샵·성형외과 등‘꾸밈’과 관련된 업종에서 소비성향의 변화가 두드러지게 나타난 것으로 조사됐다. 16일 통계청 빅데이터센터가 제공한 ‘현대카드 매출기록’분석 결과에 따르면 화장품·헤어샵·성형외과 등 ‘꾸밈’과 관련된 업종에서 20대 여성의 매출이 꾸준히 줄고 있는 반면, 그 대신 자동차 판매가 크게 증가했다.

20대 여성의 소비 변화에서 ‘탈코’의 경향이 나타난 것으로, 기존의 여성상을 탈피하고 독립적인 삶을 추구함에 따라 점차 남성과의 연인·결혼 관계에서도 벗어나는 모습이다. 의류 등 배달이 가능한 제품 뿐 아니라 배달이 불가능한 여성 미용실 등에서도 거의 대부분 품목에서 일관된 소비 감소세가 보이고 있고, 또 성형·피부과 병원 등 미용 관련 의료 서비스 소비도 일관되게 감소했다는 점은 탈코세대의 특징적인 경향이 뚜렷하다.

심지어 대학교 교실에서 탈코운동에 합류하는 여학생들이 늘면서 누군지 못 알아볼만큼 차림새가 바뀐 학생들이 많아졌다. 이런 경향은 지난해 ‘여성성을 강조하는 소비품을 하루라도 사지 말자’는 취지의 ‘여성 소비자 총파업 운동’이 있은 후부터 더욱 짙어지고 있으며, 앞으로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어쩌면 탈코운동은 여성주의 운동에 실용적인 면이 접목되는 변화로도 해석될 수 있을 듯 싶다.

/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