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암소하고 바꿨지.” “어머, 우유를 실컷 먹을 수 있겠군요. 버터와 치즈도 식탁에 올릴 수 있고요. 정말 잘 바꿨어요.”

“암소를 양하고 바꿨다오.” “그게 더 나은걸요! 양젖과 치즈와 털옷과 털 양말까지! 암소는 아무리 털이 많아도 그런 건 주지 않잖아요? 당신은 현명해요.” 할머니는 기뻐서 어쩔 줄 모릅니다.

“양을 거위하고 바꿨는데?” “그래요? 올해는 거위 요리를 먹게 되었으니 더 좋아요.” “거위를 암탉과 바꿨지.” “최고예요. 닭이 알을 낳아 부화하면 병아리를 얻게 될 테니까요. 이제 마당에 닭이 가득하겠군요. 바로 그거예요.” “그렇지? 하지만, 썩은 사과 한 자루와 바꿔 버렸는걸.”

“어머나, 당신께 키스해 드려야겠군요. 영감, 고마워요! 오늘 저녁 당신을 부추를 넣은 오믈렛과 베이컨을 해 드리려고 했는데 부추가 없지 뭐예요. 그래서 옆집에 가서 부추를 조금만 빌려 달라고 하니 이러더군요. ‘빌려 달라고요? 하지만, 할머니 집에는 썩은 사과 한 알도 없을 텐데. 어떻게 빌려줄 수 있겠어요?’ 그 부인에게 썩은 사과 한 자루를 통째로 빌려줄 수 있으니, 생각만 해도 재미있어요, 영감.” 할머니는 남편 입술에 키스합니다.

“거참 유쾌하군. 갈수록 손해를 보는데도 저렇게 너그러우니, 이 정도면 금화를 줄 가치가 충분히 있어.” 부자 영국인 두 사람은 내기에서 진 것을 인정하며 할아버지에게 금화 한 자루를 선물하지요. 안데르센 동화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에이미 워너라는 심리학자는 하와이 카우아이 섬에서 가장 열악한 아이 201명을 관찰합니다. 3분의 2는 심각한 문제아로 자랐지만 72명은 최악의 환경에서도 대도시 남부럽지 않은 정상 가정 아이들처럼 성장합니다. 72명 성장에 담긴 비밀을 연구하던 중 이들에는 역경을 이겨낼 수 있는 공통 속성이 있음을 발견하지요. (내일 편지에 계속)

/조신영 인문고전독서포럼대표

    조신영 인문고전독서포럼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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