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몰·복합터미널 건설하려고
공장부지 5만2천평 매각 추진에한노·민노 ‘찬반’ 엇갈린 입장 등
민간조합과 같은 사업에비난도

구미국가산업단지 제1호 입주기업인 KEC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구조고도화사업을 강행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져 진통이 예상된다.

KEC와 구미시 등에 따르면 KEC는 9일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회사 비전으로 구조고도화 사업 계획을 발표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KEC의 구조고도화사업은 공장 서편 유휴부지에 대규모 쇼핑몰과 복합터미널과 의료센터, 전문학원, 오피스텔 등을 건설하는 것으로, 이를 위한 5만2천여 평의 공장부지를 매각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KEC는 공장부지 매각 재원 중 1∼2천억 원을 재투자한다는 계획이지만 노조가 반대하고 있어 노사갈등이 양산할 우려를 낳고 있다.

KEC 양대 노조인 한국노총 KEC노동조합과 민주노총 KEC지회는 최근 사측의 구조고도화 사업에 찬성 입장문과 반대 성명을 잇따라 발표하는 등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한국노총 KEC노동조합은 찬성 입장문에서 “2014년 11월25일 체결한 노사협정서는 현재까지도 단체협약과 동일한 효력을 가지고 있는 상태로 소수 노동조합의 근거 없는 주장은 사실과 전혀 다르다”면서 “사측의 구조고도화 사업이 회사와 근로자가 상생하는 길이라는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반면, 민주노총 KEC지회 노조는 “사측은 2011~2014년 매년 대형 쇼핑몰과 호텔을 짓는 구조고도화 민간대행사업자 신청을 냈으나 모두 탈락한 사례가 있다”면서 “구조고도화 사업은 구미공장을 철수하고 회사를 폐업하기 위한 수순으로, 투기세력들이 몰려 구미산단 공동화를 심화시키고 시민의 삶을 악화시키게 될 것”이라며 회사 정문 앞에서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

또 KEC의 구조고도화사업의 주요 내용인 대형쇼핑몰 유치가 기존의 민간 조합이 추진해 왔던 사업 내용과 중복돼 또 다른 갈등 요인이 되고 있다.

신평광평도시개발조합원은 지난달 호소문을 통해 “구조고도화사업 취지에 부합하지 못해 공모사업자 선정에 무려 4회나 고배를 마신 KEC가 부동산투기꾼의 본능을 버리지 못하고 또다시 공모사업에 재신청을 하려 한다”며 강도높게 비난했다.

1972년부터 47년간 완충녹지로 설정돼 재산권행사가 제한됐던 신평광평지구는 지난 2018년 10월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된 곳으로, 이미 2016년 대형유통업체인 롯데와 대규모 복합쇼핑몰 건립을 위해 시장용지 1만4천평 매입 협약까지 체결했다.

이런 상황에서 신평광평지구와 거리로 2∼3㎞ 떨어진 KEC가 대형쇼핑몰 유치를 추진하면서 신평광평도시개발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신평광평도시개발조합 관계자는 “47년간 기다려온 지역 숙원사업의 해결을 목전에 두고 난데없이 KEC가 끼어들어 신평광평조합원들은 우려와 분노를 동시에 느끼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구미/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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