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명·물적 피해 최소화 대비를

가을 태풍 ‘링링’은 6일부터 8일까지 한반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최대풍속은 초속 47m까지, 강풍 반경은 400㎞에 이를 것으로 기상청은 예측하고 있다. 초속 35∼45m의 바람은 사람이 서 있거나 걸어가기가 어려울 정도로 센 바람이다. 6일 밤부터 태풍의 직접영향권에 들어가는 제주도를 시작으로, 7일 한반도 내륙지방의 최대풍속은 초속 20∼30m(시속 72∼108㎞)까지 달할 것으로 보인다. 해안 지역의 경우 최대 9m의 높은 파도가 일겠다. 강원 영동을 제외한 중부지방, 남해안을 제외한 전라도는 50∼100㎜(많은 곳은 150㎜ 이상), 제주도와 지리산, 남해안은 100∼200㎜의 비가 내릴 전망이다.

‘링링’은 5일 오후 3시 기준 일본 오키나와 서남서쪽 약 320㎞부근 해상에서 한반도를 향해 서서히 다가오고 있다. 중심기압은 940h㎩, 최대풍속은 초속 47m다. 시속 19㎞로 올라오고 있는 ‘링링’은 전날까지만 해도 소형급 ‘중(中)’태풍이었다. 해수온도가 높은 구역을 통과하면서 수증기를 흡수, 몸집을 중형급으로 불렸고, 강도도 ‘매우 강(强)’해졌다. 서해안을 따라 한반도에 접근해 북진할 것으로 관측되는 ‘링링’은 7일 오후께 경기도 북부 또는 황해도 서해안에 상륙할 것으로 예보됐다.

기상청은 이번 태풍의 크기나 경로 등이 지난 2010년 한반도를 덮쳤던 ‘곤파스(2010년)’, ‘쁘라삐룬(2000년)’과 유사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강풍을 동반한 태풍의 위력을 실감했던 ‘곤파스’는 당시 사망자 6명과 1천300명의 이재민, 1천670억여원의 재산피해를 낸 바 있다. 당시 곤파스가 기록한 순간최대풍속은 전남 신안군(홍도)에 초속 52m, 최대 일 강수량은 제주도 한라산 어리목의 241㎜였다. ‘곤파스’보다 크기가 더 컸던 ‘쁘라삐룬’은 서해안과 남해안에서 초속 30m 이상의 강풍을 동반했고, 순간최대풍속은 흑산도에서 초속 58.3m에 이르기도 했다. 28명의 인명피해와 약 2천520억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두 태풍 모두 8월 말∼9월 초에 한반도에 상륙한 ‘가을 태풍’으로 분류된다. 기상청 관계자는 “대만 부근의 해수면온도가 가장 높은 시기가 이 때”라며 “태풍이 가장 잘 발달할 수 있는 여건을 가졌다”고 했다.

가을 태풍의 위력은 통계를 통해서도 나타난다. 역대 우리나라에 큰 피해를 준 태풍의 상당수가 8월 말 이후에 발생한 가을 태풍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2000년 이후 발생한 가을 태풍 중에서도 가장 대표격인 ‘루사(2002년)’가 있다. 8월 31일부터 9월 1일까지 우리나라를 관통하면서 5조1천479억원의 재산피해가 발생, 역대 태풍 중에서도 재산피해 1위에 올라 있는 ‘루사’의 순간최대풍속은 초속 39.7m로 기록돼 있다. 당시 강원도 강릉에서는 단 하루만에 870.5㎜의 물폭탄이 쏟아지기도 했다. 246명의 사망·실종자가 발생했다. 이듬해에는 우리나라에서 제출한 이름을 가졌던 태풍 ‘매미(2003년)’가 한반도 남동부를 관통, 4조2천225억원의 재산피해를 남겼다. 매미의 순간최대풍속은 초속 40m였다.

기상청 관계자는 “ 현재 느린 속도로 북상 중인 태풍의 속도가 더 느려질 경우 우리나라가 태풍 영향권에 드는 시점이 늦춰지거나, 6일부터 서쪽의 건조한 공기가 태풍으로 유입되면서 태풍의 세력 자체가 다소 약해질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이바름기자 bareum90@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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