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내수활성화 위해
12일부터 10월 13일까지
주말·공휴일 할증료 인하
국민 “폐지 여론 비껴가려는
얄팍한 눈속임이다” 비판

‘빛좋은 개살구’‘고속도로 할증료는 폐지해야 한다’

정부가 추석 연휴 이후 한 달 동안 고속도로 할증료를 인하하겠다고 밝히자 나오는 반응이다. 내수부진으로 경제활력에 비상이 걸린 정부가 4일 열린 ‘제22차 경제활력대책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종합선물세트식의 내수활성화 방안 가운데 하나로 “추석 연휴 이후 한 달 동안 고속도로 할증료를 인하해 국내관광 활성화를 적극적으로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2면>

이에 대해 고속도로 이용자들은 한시적인 할증료 인하가 아니라 폐지가 마땅하다는 반론을 내놓고 있다. 정부가 발표한 고속도로 할증료 인하는 현재 시행하고 있는 주말 고속도로 이용 할증제를 추석 연휴가 시작되는 오는 12일부터 10월 13일까지 한 달 동안 1종 차량(승용차, 16인승 이하 승합차, 2.5t 미만 화물차)에 적용하지 않겠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이는 할증제 폐지 여론이 일고 있는 현 상황을 피해가면서 한시적으로 생색을 내겠다는 얄팍한 눈속임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주말할증제는 지난 2011년 12월부터 한국도로공사가 주말 및 공휴일 고속도로 교통량 분산을 위해 시행하고 있다. 토요일과 일요일, 공휴일(오전 7시∼오후 9시) 고속도로 요금소를 지나는 1종 차량에 대해 평일보다 5% 비싼 통행료를 물리고 있다. 주말할증제 시행에 따른 도로공사의 수익은 2011년 12월 27억 원을 시작으로 매년 증가해 2017년 379억 원으로, 6년간 총 2천189억 원을 벌여들였다. 반면 주말 고속도로 통행량은 주말할증제 시행 전인 2011년 108.8%에서 2017년 107.2%로 1.6%포인트 감소하는 데 그쳤다.

통행량을 줄이기 위해 시행한 제도의 취지에 맞지 않게, 운전자의 고속도로 이용 부담은 무거워진 반면 고속도로 통행량은 사실상 그대로이다. 고속도로 통행 소비자들에게 편익을 주지 못하면서 한국도로공사의 배만 불리고 있는 셈이다.

주말 영업상 시외구간은 오가는 김모씨(48·대구시 복현동)는 “주말 차량 분산을 위해 시행된 제도가 도로공사 돈벌이 제도로 변질됐다”며 “차량이 속도를 내지도 못하는데 비싼 통행료만 물게하는 주말할증제는 폐지되어야 마땅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말할증제는 지난해 국민권익위원회 여론조사에서도 폐지에 찬성한다는 답변이 86.5%에 이르렀을 정도로 이용자들로부터 반발을 사고 있다.

등산객 수송을 전문으로 하는 산악회 총무인 이모씨(56)는 “정부가 주말 여가 활동과 국내 관광 활성화를 위한답시고 이런 저런 대안들을 발표하는데 그럴 시간에 블필요하게 돈 거둬들이는 것들을 찾아 없애면 자연히 여가활동을 하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주말할증제로 주말(오전 7시∼오후 9시) 하루 평균 320만대의 차량이 지급하는 할증료는 3억5천만원에 이른다.

구미/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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