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홈플러스 등 11월부터
무료 자율포장대 없애고 유상 판매
환경오염 예방에 장바구니 대여 등
시민 불편 최소화… 홍보활동 집중

대형마트에서 박스 포장을 할 수 있는 자율포장대가 사라질 것으로 보여 소비자들의 불편이 예상된다.

3일 환경부에 따르면 농협하나로유통·롯데마트·이마트·홈플러스 등 4개 대형마트가 종이상자 무상 제공을 중단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장바구니 사용 활성화 협약식’을 최근 가졌다.

이번 협약을 통해 이들 대형마트는 홍보 기간을 거친 뒤 오는 11월 1일부터 기존 자율포장대에 비치하던 종이상자와 플라스틱 재질의 포장 테이프 및 끈을 치울 계획이다. 대신 소비자가 원하면 종량제 봉투나 종이상자를 유상으로 구매할 수 있게 하거나 장바구니를 대여하기로 했다.

종이박스 포장을 없애야 한다는 내용은 연간 마트에서 발생되는 플라스틱 폐기물량을 근거로 한다.

롯데마트·홈플러스·이마트 3개사 기준으로 자율포장대 운영에 따라 발생되는 플라스틱 폐기물은 연간 658t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 가운데 종이박스 포장을 위해 사용되는 테이프와 노끈 등이 환경오염의 원인이 된다는 것.

하지만, 일각에서는 구매한 상품을 쉽게 옮길 수 있도록 제공하던 박스가 사라지면서 소비자들의 불편이 가중될 것이라는 불만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포항시민 이모(58)씨는 “마트에서 물건을 구매할 때 장바구니로 담을 수 있는 양과 무게가 한계가 있어 종이상자 사용을 선호한다”며 “매번 장을 볼 때마다 장바구니를 들고 다니는 건 불가능할 것 같은데, 오히려 종량제 봉투 구매만 늘어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소비자들과 달리 유통업체는 자율포장대 운영 중단에 대해 찬성하는 입장이다.

홈플러스에서 일하는 한 직원은 “일부 시민들이 무상 종이 상자를 사용할 때 수량이 적다고 직원들에게 불평불만을 하는 경우가 많다”며 “종이 상가가 유상으로 전환되면 직원들이 소비자들과 감정소모를 할 일도 줄어들 것이고, 환경오염 예방에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인터넷 맘카페 등을 통해 초반의 여론을 살펴보고 있는 중인데 반응이 나쁜 편이 아니다”며 “1회용 비닐봉지 사용 금지 초창기에 소비자들의 반발이 많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소비자의 호응이 좋았다. 소비자들이 장바구니를 생활화하면 불필요한 플라스틱 제품의 사용이 줄어 자연보호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고 전했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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