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프 청문회’ 한 목소리로 비판

“일방적인 주장만 늘어놓은 장시간 기자회견 중계를 보다 울화통이 터져 견딜수가 없었습니다”

조국(54)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지난 2일 마라톤 기자회견을 통해 관련 의혹을 해명했으나, 대구·경북지역민들의 반응은 대부분 싸늘했다. ‘국민 청문회’격인 기자회견을 자청한 조국 후보자는 이날 오후 3시 30분부터 휴식시간을 포함해 12시간 가량 기자회견을 했으며 뉴스전문 케이블채널이 생중계했다.

이날 조 후보자는 자신이 받는 의혹을 대부분 부인했다. 딸의 대학 및 대학원 관련 특혜 의혹에 대해서는 대부분 “사실이 아니다.”“청탁 전화를 한 적이 없다.” 등으로 일축했다. 조 후보자 가족의 사모펀드 투자 관련 의혹에 대해서도 “사모펀드가 뭔지도 모른다”고 선을 그었다.

기자회견이 끝난 후 대구·경북지역 사회에서는 “스스로 법무부장관이 될 수 없다고 증명한 꼴”이라는 반응이 주류였다. 포스텍 대학원생 강모씨는 “수많은 의혹 가운데 어느 것 하나 타당한 근거로 떳떳하게 설명하지 못하고 모르쇠로 일관하는 조국 후보자의 모습을 보며 대한민국 검찰을 개혁할만한 인물이 아니라고 판단했다”면서 “과거 그가 국민에게 힘과 용기를 줬던 말들은 결국 스스로를 찌르는 칼이 되어 돌아왔다. 지금도 충분히 배신감을 느끼니 더 이상 실망을 안기지 말고 후보자 자리에서 그만 물러나 달라”고 말했다.

대구지역에서 입시학원을 운영하는 김수영씨는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에 대한 여러가지 이야기가 많지만, 일선에서 입시를 담당하는 사람으로서 자괴감을 많은 느꼈다. 자신들만의 리그를 통해 무시험으로 외국어고교와 대학은 물론이고 의전원까지 진학한다는 것은 일반 서민들은 생각지도 못하는 충격적인 내용이기 때문이다”면서 “이러한 상황에 대해 불법이 아니다거나 잘 모르겠다고 언급하는 것은 일반 입시생 부모들에게도 금수저가 아닌 자신들을 더욱 초라하게 만들기 충분하다”고 일갈했다.

포항지역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이동원씨는 “반나절 동안 기자회견을 했는데 무엇을 밝혔는지 알 수가 없다. 정작 그가 한 말을 정리해보면 ‘모른다’와 ‘아니다’였다. 모든 의혹이 사실이 아니며, 자신은 결백하다고 조목조목 설명했지만, ‘너희는 떠들어라. 어차피 나는 법무부 장관이 된다’라는 엄포로 들려서 무서웠다”면서 “자신이 칼자루를 쥐었을 때는 ‘모르는 것도 죄’라고 말하더니, 지금은 ‘몰랐으니 문제없다’는 식으로 위기를 모면하려고 한다. 전형적인 내로남불이다”고 말했다. /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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