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 안동으로 ‘세상 하나뿐인 내 것’ 찾아서 꿈 펼쳐요
서울서 안동으로 ‘세상 하나뿐인 내 것’ 찾아서 꿈 펼쳐요
  • 손병현기자
  • 등록일 2019.08.29 20:06
  • 게재일 2019.08.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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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시의 지방 소멸 대응 대표 청년일자리 사업 ‘도시청년 시골파견제’

안동에 정착한 ‘도시청년 시골파견제’ 1기 이강일 씨가 주문제작이 들어온 가죽지갑을 만들고 있다. /손병현기자
안동에 정착한 ‘도시청년 시골파견제’ 1기 이강일 씨가 주문제작이 들어온 가죽지갑을 만들고 있다. /손병현기자

최근 세상의 하나뿐인 나만의 가방, 지갑 등을 직접 만드는 핸드메이드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런 추세에 서울 토박이 청년이 시골 안동에 내려와 핸드메이드 가죽공방을 차려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가죽공예 교실을 운영하고 직접 만든 지갑과 가방 등을 판매하고 있다.

 

유능한 도시청년들 지역 유입 청년일자리 국비사업에
시, 1·2기 총8명 선발… 1인당 최대 2년간 3천만원 지원
서울 토박이 도시청년 이강일 씨… 안동서 창업·정착
핸드메이드 가죽공방 ‘Chez Cuir(쉐 뀨이에)’ 운영
지갑·가방 등 판매… 중·고교생 대상 공예교실도 열어



서울 도봉구에 살던 이강일(30·안동시)씨가 그 주인공이다. 이씨는 서울에서 태어나 직장생활도 줄곧 서울에서 해왔다고 한다. 1년전 만 해도 평범한 무역회사에 다니던 이씨가 갑자기 연고도 없는 안동에서 가죽공방을 차린 것이다. 평소 취미로 해 온 가죽공예에 푹 빠진 이씨는 이와 관련된 사업을 구상하다가 ‘도시청년 시골파견제’를 알게 돼 지원하면서 올해 초 공방을 오픈하게 됐다.

공방의 이름은 ‘Chez Cuir(쉐 뀨이에)’로 ‘가죽의 집’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도시청년 시골파견제’는 경북도와 도내 23개 시·군이 지방소멸 위기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도시 지역의 재능 있는 청년들을 지역으로 유입시키기 위해 시작하게 됐다. 청년들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하고 마을 공동체를 복원하기 위해 2017년 전국 최초로 시행한 사업이다.

2017년 시범사업을 통해 3개 팀 10명을 선정해 지원했다. 지난해부터는 이 사업이 행정안전부가 공모한 지역주도형 청년일자리사업으로 채택돼 국비 지원을 받으면서 사업 규모도 커졌다.

공모 분야는 지역 자원과 특산품을 활용한 창업, 청년문화예술 창작활동, 전시, 체험 공간 조성 등 청년의 도전정신 및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는 사업과 지역 활성화를 위한 사업 등 다양하다.


안동의 경우 지난해 1기 2팀(4명)이 선발돼 현재 사업을 키워나가고 있다. 당시 평균 3.8:1의 경쟁률을 보였다. 올해도 2팀(4명)이 최종 선발돼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안동시는 올해 이 사업에 3억2천500만원(국비 9천750만원, 도비 1억1천375만원, 시비 1억1천375만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최종 선발된 청년에게는 활동비 및 사업화 자금을 1인당 최대 2년간 연간 3천만원을 지원한다. 사업화에 따른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과 전문가 컨설팅도 제공된다. 프로그램과 컨설팅은 경북도경제진흥원이 맡았다. 1차 년도에는 기반을 닦고 2차 년도부터 본격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씨의 경우 지난해 선발된 1기로 당시 결혼을 하고 예쁜 딸이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쉽게 창업을 결정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지만, 부인 윤선미(27)씨의 응원이 큰 힘이 됐다고 한다. 이씨는 “도시 생활에 지친 나에겐 평소 농촌 지역에서 살면서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지만 가정을 꾸린 지 얼마 되지 않은 가장으로서 쉽게 결정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마침 청년 창업과 관련해서 파격적인 지원을 하는 도시청년 시골파견제를 알게 됐고, 부인과 상의한 끝에 창업을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안동에 정착한 ‘도시청년 시골파견제’ 1기 이강일 씨의 핸드메이드한 작품들이 진열돼 있다.  /손병현기자
안동에 정착한 ‘도시청년 시골파견제’ 1기 이강일 씨의 핸드메이드한 작품들이 진열돼 있다. /손병현기자

이어 “막상 창업을 결정한 뒤 뭘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도시청년 시골파견제를 운영하는 경북도경제진흥원의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큰 도움이 됐다”면서 “사업을 시작하기에 경험이 부족한 청년들에게 꼭 필요한 컨설팅을 제공해줬을 뿐만 아니라 원하는 분야에 대한 교육을 선택할 수 있어 좋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현재 중·고등학생을 비롯해 일반인을 대상으로 원데이클레스를 운영하고 있다. 앞으로는 중·고등학교를 대상으로 방과 후 활동과 직업체험 교실을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 아울러 온라인 쇼핑몰도 만들어 직접 만든 수공예품을 판매할 예정이다.

안동에는 이씨 외에도 세계유산 안동하회마을에서 게스트하우스를 운영 중인 김민주(25·여)씨와 사촌 동생 김태완(24)씨를 비롯해 올해 2기에 선발된 2팀이 본격적인 창업을 준비하고 있다. 안동 지역에서 활동할 도시청년 시골파견제 2기에는 전통가구의 재해석하는 ‘Life the 핀아’팀과 디지털카메라가 보급되면서 사라졌던 필름카메라를 이용한 사진공방 ‘소조’라는 팀이 선정돼 각각의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경북도와 안동시의 청년유입 정책들은 20대 초반보다는 30대 청년들의 유입에 성과를 내고 있다. 이 청년 유입 정책이 나름대로 외지에서 경험을 쌓은 청년들이 다양한 아이디어를 소멸 위기를 맞은 농촌 마을에서 시험하는 테스트베드가 되는 셈이다. 도시청년시골파견제에 선정된 170명 청년 가운데 25세 미만은 16.4%인 데 비해 26∼30세는 35.9%, 30세 이상도 47.7%에 달했다. 게다가 30대 이상의 기혼 청년의 유입으로 가족들이 함께 정착함으로써 인구 증가 효과도 기대된다.

김광수 안동시 일자리경제과장은 “청년 유입 정책뿐만 아니라 정착으로 이어질 수 있는 다양한 시책을 추진하는 한편 청년과 주민들이 서로 협력하며 소멸 위기의 마을공동체를 살려내는 다양한 모델을 만들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한편 ‘도시청년 시골파견제’는 이달 현재 100명 모집에 625명이 지원해 평균경쟁률 6.25 대 1을 보인 가운데 총 94명(53팀)이 최종 선발돼 사업하면서 정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발된 팀의 사업분야는 일반창업 33팀(62.2%), 문화예술 8팀(15.1%), 농업 및 6차 산업 7팀(13.2%), 서비스업 5팀(9.4%)으로 조사됐다. 일반창업은 카페 11팀, 드론 등 체험장 운영 8팀, 숙박(게스트하우스)·유통업 각 3팀, 음식·제조업 각 2팀, 제과제빵·애견·양조장·화장품 분야 각 1팀으로 집계됐다. 선발된 94명의 출신 지역도 경북 20명(21.3%)을 제외하면 74명(78.7%)이 도시 청년이며 대구가 29명(30.1%)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서울 19명(20.2%), 경기 11명(11.7%), 인천 3명(3.2%) 등의 순으로 수도권 출신이 33명(35.1%)이나 됐다. 경북 출신이 포함된 것은 경북 청년이 타지 도시 청년과 팀을 꾸려서 창업할 수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손병현기자 why@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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