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장학재단, 올해 중복지급된
36명에 6천800만원 반환 통보
신청공고 ‘타장학금’ 표현 혼선
친척 돈 빌려 돌려주는 학생도

“인재 육성을 위한 설립한 구미시 장학재단이 성적우수 장학생에게 지급한 장학금을 다시 돌려달라는게 말이 됩니까.”

구미시 장학재단으로부터 성적우수장학금을 받았다가 다시 돌려준 A씨는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다자녀 가정에다가 거의 만점에 가까운 성적으로 장학생이 된 A씨는 장학금을 원룸 월세와 생활비로 거의 다 사용했다가 구미시 장학재단에 장학금을 돌려주기 위해 최근 친척에 돈을 빌려야하는 처지가 됐다.

A씨는 “지난 6월 구미시로부터 장학금 수여식에 참여해 달라는 연락을 받고 행사에 참석해 기념촬영까지 했는데, 두 달 여 만에 다시 장학금을 돌려달라는 연락을 받았다”면서 “대체 이런 상황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푸념했다.

28일 구미시에 따르면 A씨와 같이 구미시 장학재단으로부터 장학금 반환요청을 받은 사람은 총 36명이고 금액으로는 6천800만원에 이른다. 이 중 29명으로부터 5천500만원을 돌려받았다.

구미시는 지난 6월 고교생과 대학생 184명을 장학생으로 선발해 고교생 100만원, 대학 재학생 200만원, 대학 신입생 300만원 등 모두 2억9천900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했다.

구미시는 장학금이 중복으로 지급돼 불가피하게 반환조치를 하게 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장학금 반환조치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여서 비난의 목소리는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시는 2017년 18명에 이어 지난해에도 8명에게 중복 지급을 이유로 장학금을 모두 돌려받았다.

3년 연속 장학금 신청 공고에 ‘타장학금’이라고 애매한 표현을 쓰는 바람에 학생들에게 혼선을 준 것이다.

구미시 관계자는 “국민권익위원회가 2017년 한국장학재단 주관 장학금을 중복 지급해선안 된다고 결정해 반환 조치를 해왔다”며 “한국장학재단을 명시하지 않아 혼선이 빚어진 것으로 내년부터 명확하게 안내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장학금 중복 수혜를 피하기 위해 한국장학재단이 전산 입력을 끝난 후에 구미시 장학금을 지급하는 방안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구미/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