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봉 옥

풀꽃 한 송이도 피어날 때

소리를 낸다

그건 어른들만 모르는 일일 뿐

다섯 살 아이의 눈에도 보이는 일이다

짧은 몇 행의 시에서 시인이 뜻하고자 하는 것은 깊고 오묘하기 이를 데 없다. ‘풀꽃 한 송이도 피어날 때 소리를 낸다’는 표현에서 소리는 일반적이고 물리적인 소리를 의미하진 않는다. 감각적인 소리를 넘어 존재하는 가슴속의 소리가 아닐까. 초월적이고 신기한 소리다. 삼라만상의 모든 존재들은 가시적이고 물리적인 형태나 소리만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존재의 내면에는 깊이 스며 있는 진정한 모습과 소리가 있다는 것을 시인은 말하고 있는 것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