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의 갑질 발언이 위험수위로 치닫고 있다. 그는 25일(현지시간) 한미연합 군사 훈련에 대해 이번엔 “완전한 돈낭비”라고 표현하며 부정적 시각을 또다시 드러냈다. 일단은 주한미군 주둔비용을 대폭 올려 받으려는 협상용으로 해석되지만, 그의 잇따른 돌출발언이 우리 안보에 또 다른 불안요소로 등장하고 있다. 사태의 흐름을 정확하게 예측하고 적극적 대안을 추구해야 할 시점이 닥쳐온 느낌이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차 프랑스를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아베 총리와 정상회담 전 기자들과 만나 김 위원장이 한미연합군사훈련에 ‘화가 나 있었다’고 말한 뒤 “나 또한 그것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한미연합훈련을 ‘완전한 돈낭비’라고 평가하는가 하면, 축소된 형태로 진행한 최근 연합훈련에 대해서도 “솔직히 할 필요가 없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하기까지 했다.

트럼프는 최근 북한의 잇단 단거리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가 약속 위반은 아니라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두둔하는 과정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시각차를 보이며 엇박자를 내는 것도 불사했다. “터무니없고 돈이 많이 든다”, “(연합훈련이) 마음에 든 적이 없다. 왜냐면 돈을 내는 걸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등등 안보 문제를 비용의 잣대로만 들이대는 그의 언행은 미국 내에서도 비판대상이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위비 관련 발언에 대해 “미국안보라는 관점에서 동맹이 엄청난 이득을 가져준다고 생각하는 많은 전문가를 경악하게 했다”고 비판했다. AF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핵 포기를 설득하기 위해 김 위원장과의 외교에 막대한 정치적 자본을 투자했다”고 지적했다.

한미동맹에 국가안보를 담보하는 처지인 우리를 철저히 무시하는 듯한 트럼프의 갑질 발언은 양국관계를 ‘가랑비에 옷 젖듯이’ 악화시킬 수 있다. 장사꾼 기질을 유감없이 발휘하는 그의 언변에 신경이 거슬리지 않을 수 없다. 돈이 정말 덜 들게 하는 방법은 우리가 핵무장을 하고 미군을 대폭 감축시키는 방법이 있지 않으냐는 반발마저 나올 판이다. 협박에 가까운 트럼프의 갑질 발언은 제어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