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포항시 남구청장
지역 제1호 정규직 여성공무원
30년 외길, 행정능력 인정받아

견고하던 포항지역 공직사회의 유리천장(glass ceiling)에 조금씩 금이 가고 있다. 지난 1995년 포항시 남구청 개청이래 첫 여성 구청장으로 취임한 윤영란<사진> 남구청장도 포항지역 여풍(女風)의 중심이다. 올해 초 취임한 윤 구청장은 ‘살림의 여왕’처럼 남구의 살림살이를 똑 부러지게 챙기며 본보기가 되고 있다.

그는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포항시(당시 영일군청) 7급 공무원으로 입문해, 청 내 ‘제1호 정규직 여성 공무원’이라는 기록을 세운 것으로 유명하다. 공직계 ‘알파우먼’이라 불리는 그는 30년 넘게 한 길을 걸으며 지역여성 공무원들의 우상이 되고 있다.

윤 구청장은 처음 입문 당시 여성이라는 이유 때문에 어려움이 많았다고 회상했다.

윤 구청장은 “1983년 입사 당시 남자 동료들이 나를 윤양, 미스 윤이라고 불렀다”며 “그 당시 여성은 타이핑, 전화 교환 같은 단순 업무만 했었고, 사회에서도 여성을 인정해주지 않았다. 그때 나는 일로 내 능력을 보여주리라고 다짐했었다”고 말했다.

그는 스스로 일거리를 찾았고, 며칠 밤을 꼬박 새워서라도 맡은 일을 마무리했다. 동료들은 그의 열정을 인정하기 시작했고, 상사들도 ‘일 잘하는 직원’으로 윤 구청장을 기억하기 시작했다.

윤 구청장은 “도시와 사회의 품격이 조화와 균형을 이루며 발전하려면 남성의 강한 힘과 여성의 부드럽고 세심한 시각이 함께 공존해야 완벽한 행정이 될 것”이라며 “여성과 남성으로 나누기보다 한 조직의 일원으로서 서로를 인정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예전에는 여성이 일과 가정을 모두 지키는 것이 정말 힘든 일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남자와 여자로 구분 지어 일과 가사를 분담하는 시대는 사실상 끝났고, 직장 내에서도 각자의 위치에 맞게 개인의 역량을 마음껏 발휘해야 할 시대가 도래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여성 대통령과 수상, 당 대표가 배출되는 것만 보더라도 사회의 성차별이 많이 없어졌고, 모든 분야의 유리천장이 조금씩 깨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윤 구청장은 “여성들이 조직 내에서 조직원들과 인간적인 관계를 잘 쌓고 셀프리더십으로 조직을 이끌어가면 남성보다 더 주도적으로 조직을 이끌 것”이라면서 “여성들이 내면의 유리천장을 만들어 스스로 꿈을 접는 일만 없다면 앞으로 여성들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시라기자

    이시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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