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회 칠곡세계인형음악극 축제’가 일시 공연중단 소동을 빚는 해프닝을 연출하고 막을 내렸다. 지방 중소도시로서는 드물게 해외팀이 참가하는 칠곡군의 세계인형 축제는 올해 벌써 8회째다.

제법 국제행사에 익숙해질 법도 한 행사가 어설픈 해프닝을 빚어 관람객조차 보기 민망한 일이 벌어졌다고 한다.

사연인 즉 공연에 참가한 외국인 공연단이 무대에 올라 왔으나 출연료를 문제 삼아 공연을 거부한 것이다. 이들은 인형극 준비를 위해 가지고 들어온 도구가 많아 추가 항공수하물 비용이 발생했으나 주최측이 이를 정산해주지 않아 공연을 보이콧 한다는 것. 공연은 1시간 가량 중단됐고 주최측이 비용 지불을 약속한 후 시작됐다고 한다. 이 바람에 아이와 함께 간 일부 관중은 되돌아가는 일도 있었다.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진 것을 본 관중은 분통을 터뜨렸다. 해외 공연팀까지 불러온 국제행사가 관중에겐 실망을 주고 국제적 망신까지 당했으니 비난받아 마땅하다.

지방자치제 시행 후 우리나라는 지역마다 축제가 풍성하다. 그 숫자가 수백 건을 넘어 축제 난립이라는 비판이 자주 제기된다. 축제가 질적인 면은 고려치 않고 양적으로만 늘어나 예산낭비란 지적도 많다. 특히 양적 행사에 치중하다 보니 축제의 전문성이 도외시 돼 축제의 목적이 실종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관주도 행사일 경우 이런 지적이 더 많다. 수요자의 욕구보다 자치단체의 얼굴내기형 축제로 일관해 과시형 축제가 됐다는 비판이다.

칠곡 세계인형극 축제가 보인 해프닝도 운영 미숙이 빚은 일이다. 해외공연팀이 입국과 동시에 비용 문제를 제기했으나 안일하게 대응한 것이 화를 키웠다. 그동안 칠곡인형극 축제는 작품 선정과 대회 운영 등에서 전문성이 결여됐다는 지적을 자주 받았다고 한다. 그럼에도 전문성을 보완않고 있었던 것이 이런 문제를 자초하게 된 셈이다. 전문성이란 축제의 의미를 살리고 콘텐츠의 향상을 통해 축제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다. 지방도시 축제의 공통 문제라 할 수 있으나 축제 주최측의 각성이 필요한 대목이다. 칠곡 인형극 축제가 무사히 마친 것은 다행이다. 더 나은 축제를 위한 노력이 이어져야 한다. 축제의 미숙은 그 지역의 명예가 걸린 문제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