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시각 새벽 4시 7분. 책을 읽으러 나오는 분들이 있습니다. 밤새 책을 읽는 학생들도 많습니다. 저도 새벽 일찍 필사와 쓰기를 끝내고 랩톱을 켜고 칼럼 쓸 준비를 합니다. 클북 새벽 천장과 책상 스탠드에 달린 수많은 LED 전구들. 노트북의 전원, 이 모든 것이 전기라는 에너지를 우리가 자유롭게 쓸 수 있기 때문에 비로소 가능한 일입니다.

전기를 발명한 고마운 과학자를 아시지요. 마이클 패러데이(Michael Faraday)입니다.

런던 근교 뉴잉턴에서 대장장이의 아들로 태어난 패러데이는 흙수저 출신입니다. 끔찍하게 가난한 유년 시절을 보냅니다. 학교 따위 꿈도 꿀 수 없습니다. 친구들이 초등학교를 마칠 무렵인 열두 살에 가난을 피해 런던으로 이사합니다. 이때부터 패러데이는 알바를 시작하지요. 조지 리보가 운영하는 서점에서 사환으로 첫 일을 맡습니다. 신문을 배달하고 사람들이 읽고 버린 신문을 수집하는 보잘것없는 일들입니다.

서점 주인 리보의 마음에 쏙 들지요. 성실하고 총명한데다 맡긴 일은 완벽하게 해 내는 책임감까지 갖추고 있는 아이를, 서점에서 직영하는 책 제본소에 투입합니다. 제본공이 되는 도제 과정을 수업료까지 면제해 주면서 7년을 가르칩니다. 패러데이는 프로 제본가로 성장하며 다락방에서 생활합니다.

패러데이가 서점과 제본소에서 생활한 것은 커다란 축복이었습니다. 주위에 책이 가득했으니까요. 주인 허락으로 제본한 책들을 마음껏 읽을 수 있었습니다. 낮에는 책을 정성스레 만들고 밤에는 책 내용에 푹 빠져듭니다. 닥치는 대로 읽었던 수많은 책이 무학자 패러데이를 세계 최고 지성인으로 성장하게 만듭니다. 패러데이는 1809년 아이작 와츠가 쓴 ‘정신의 개선-The Improvement of the Mind’ 책을 우연히 만납니다. (내일 편지에 계속)

/조신영 인문고전독서포럼대표

    조신영 인문고전독서포럼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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