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8개국 15개팀 초청 축제에
외국팀 출연료 문제로 공연 중단
주최측과 서약서 쓴 후 무대 재개
지역과 무관·예산낭비 지적 등
전문성 결여·운영미숙 ‘도마위’

칠곡의 대표 축제인 칠곡세계인형음악극이 운영미숙으로 공연이 중단되는 소동을 빚으며 국제적인 망신을 당했다.

칠곡군은 지난 22일부터 25일까지 4일간 ‘인형의 꿈, 환상속 여행’이란 주제로 ‘제8회 칠곡세계인형음악극 축제’를 개최했다. 이번 축제에는 세계 8개국 15개팀이 초청돼 다채로운 공연과 체험행사 등이 마련될 계획이었다. 하지만, 지난 24일 오후 1시 칠곡군교육문화회관에서 공연을 하기로 했던 외국인 공연단이 무대에 올랐으나 공연을 하지 않았다. 출연료 문제로 출연진들이 공연을 ‘보이콧’했기 때문이다. 이날 예정된 공연은 무대마이크가 꺼진 채 1시간 가량 중단됐다.

이유는 외국인 출연진들이 공연을 위해 자국에서 들여온 준비물 등 수화물 비용을 대회 주최측이 부담하지 않았다며 이의를 제기한 것. 행사주최측은 25일 오전 10시까지 비용을 마련해 지급한다는 서약서를 쓰고 나서야 다시 공연은 정상화됐다.

이번 공연 중단 사태는 이미 예견됐다는 지적이다. 세계인형음악극이 지역 정체성과 아무런 연관성이 없는데 예산만 낭비한다는 불만이 여러차례 제기된데다 작품선정 및 대회 운영 등 여러부분에서 전문성이 결여돼 국제행사로서의 품격에 맞지 않다는 지적을 받았다. 더욱이 목요일과 금요일 공연은 공문을 통해 동원된 유치원 버스 단체관람이 대부분이었고 이마저도 매년 찾는 유치원들로 ‘식상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날 공연을 보러 온 박재영(32·대구)씨는 “돈을 내고 춘천인형극을 보러 갔을 때는 공연의 질도 높고 운영면에서 관람객들에게 불편함을 주지 않았다”며 “‘세계’라는 단어를 쓰며 손님을 모시기에 칠곡군은 전문가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운영하는 것 같다. 국제적인 위상에 맞게 인형음악극을 준비할 수 있는 전문가를 외부에서 초빙해와서라도 축제를 운영해야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칠곡군 관계자는 “당시 상황을 늦게 알았고, 해외 출연진들과 오해가 있었던 것같다. 운영진이 상황을 정확히 전달하지 않아 발생한 것으로 곧바로 문제를 해결하고 축제를 원만하게 마무리했다”며 “문제점을 보완해 다음 축제부터는 세계적인 행사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칠곡/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