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단공단 구조고도화 민간사업자 모집 발표하자 사업설명회 열고
위락시설 건립 본격 추진… 대형유통업계 “투자 힘들텐데…” 난망

[구미] 구미국가산업1단지에 있는 반도체회사 KEC가 공장 부지 내 대형쇼핑몰 등의 위락시설을 건립하는 구조고도화 사업을 추진해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대형쇼핑몰 유치가 현실성이 낮다는 지적이다.

지난 12일 한국산업단지공단이 구조고도화 민간대행사업자 모집 공고를 발표하자 KEC는 19일 사내 복지회관에서 구조고도화 추진위원회 발족·사업설명회를 열었다.

이어 공장 부지 가운데 유휴지 16만5천㎡에 대형쇼핑몰과 복합환승터미널, 의료센터, 오피스텔, 보육시설 등의 위락시설 건립을 본격 추진하고 나섰다.

KEC는 앞서 2011년부터 2014년까지 4차례에 걸쳐 구조고도화 민간대행사업자에 신청을 했지만 탈락의 고배를 마신 전력을 있다. 당시에도 공장 부지 내에 대형쇼핑몰과 호텔을 짓는다는 사업계획서를 제출했다.

5번째 도전에 나선 이번에는 성공할 수 있을까가 관건이다.

대부분의 대형유통업체 관계자들은 사업계획 자체가 현실성이 낮다고 평가한다.

대형유통업체들이 오프라인을 지양하고 온라인으로 집중 투자를 하고 있는 현재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실제, 오프라인 유통의 대표격인 대형마트들이 전자상거래 업체들로 인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대형마트 1위 업체를 보유한 이마트그룹의 올해 2분기 실적은 창사 이래 첫 적자(-299억원)를 기록했다.

여기에 소비자가 눈으로 확인하고 사고 싶어하는 품목이라 여겨왔던 식품 매출마저 올해는 대형마트 3사가 전자상거래 업체에 추월당할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오면서 오프라인 유통업계의 위기감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한 대형유통업체 관계자는 “최근 소비자들의 소비 습관 변화로 유통 구조도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어 대형쇼핑몰보다는 온라인 유통에 집중하고 있다”며 “KEC가 구조고도화 사업으로 공장 부지에 대형쇼핑몰을 추진하고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으나 이에 대해 내부적으로 검토를 하거나 논의를 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대형쇼핑몰이든 대형백화점이든 현재로선 아무런 계획이 없다”면서 “광역도시의 투자도 현재 불투명한 상태에서 소도시의 투자는 더 어렵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밝혔다.

한편, 금속노조 구미지부 KEC지회는 지난 21일 성명서를 통해 “산단공은 제조업 폐업을 부추기는 구조고도화 사업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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