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민간조사단 결과 발표
주민들 “믿을 수 없어” 반발

속보= 포항 일부 지역에서 발생한 붉은 수돗물 소동<본지 7월 26일자 1면 보도 등>은 수도관에 퇴적된 망간(Mn)이 주요 원인이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포항시는 먹는 물 기준에 적합해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밝혔으나, 해당 지역 주민들은 조사결과를 믿을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어 진통이 지속할 전망이다.

붉은 수돗물 사태의 원인을 규명하고자 구성된 민간전문조사단(단장 서정인 영남대 교수)은 22일 오전 포항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돗물 필터 변색의 원인이 망간 때문이라고 밝혔다.

조사단에 따르면 민원 발생지역에서 수거한 수도꼭지 필터와 저수조 침전물 성분을 한국수자원공사에 맡겨 조사한 결과 망간이 43.5∼49.0%로 가장 높게 검출됐다. 알루미늄(28.9∼30.4%)과 이산화규소(7.4∼8.9%)도 주요 성분으로 나타났다.

조사단은 먹는 물 기준(0.05㎎/ℓ)보다 낮은 수준의 망간이 유속이 느린 수도관로에 퇴적(침착)해 있다가 유량·유속 변화와 계절적 요인 등으로 유출된 것으로 결론 내렸다. 각 정수장은 망간을 염소로 산화시켜 제거하는 과정을 거쳐 수돗물을 공급하고 있다. 망간이 많이 들어 있는 식수를 마시는 경우 신경운동장애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서다. 특히 식품보다는 식수에 있는 망간의 독성이 큰 것으로 알려져있다. 다만, 수돗물의 망간 농도가 수질기준보다 낮으면 마시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언급했다.

민원지역 주민들은 민간조사단의 결과 발표를 두고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다. 이날 시청 브리핑장을 찾은 일부 오천읍 주민들은 피부질환 등을 호소하기도 했다.

이날 한 오천시민은 “샤워기 필터가 변하는 게 눈에 보일 정도다. 수돗물을 10분만 물티슈에 걸러봐도 검게 변한다”면서 “어느 집의 수돗물을 채취해서 검사를 했는지 모르겠는데, 당장 우리 집 수돗물로 다시 검사를 해봐야 한다. 정상일 수가 없다”고 반발했다. 다른 주민은 “최근 피부질환으로 병원을 갔는데, 환경적 요인으로 발진이 생겼다는 얘기를 들었다. 수돗물과 연관이 있는지 밝히고 싶다”면서 “검은 이물질이 섞인 수돗물을 안전하다고 말하며, 먹어도 된다는 포항시의 대처가 의아하다”고 말했다.

포항시에는 지난 5일부터 21일까지 수돗물 관련 민원이 1천221건이 접수됐다. 오천읍에서 가장 많은 신고가 이어졌으며, 상대동, 동해면, 대잠동 등 유강정수장 수계지역에서 신고가 이어지고 있다.

/안찬규기자 ack@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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