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조사단 참여 외국학자 5명
지열발전소 참여 전문가 분석
관계당국 정보제공 부재 등 지적

미국지진학회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지진학연구레터에 포항지진이 지열발전에 의한 촉발지진이라는 사실을 명시한 논문이 실렸다.

네이처 사이언스지와 정부발표에 이어 미국지진학회에서도 포항지진 원인을 촉발지진이라고 밝히면서, 보다 빠르고 포괄적인 정부 차원의 지진피해보상이 요구되고 있다.

11·15포항지진공동연구단은 21일 포항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미국지진학회 논문소개와 지진피해특별법 제정을 강력 촉구했다. 지난 15일 지진학연구레터에 소개된 논문은 정부조사단에 참여했던 5명의 외국학자들(윌리엄 엘스워스 미국 스탠포드대 교수, 도메니코 지알디니 스위스 취리히공대, 존 트우넨드 호주 빅토리아대 교수, 세민 계 미국 콜로라도대 교수)이 중심이 돼 작성됐다. 이들은 지열발전소에 수리자극이 가해지면서 알려지지 않은 단층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봤다. 특히 2011년 일본 동경에서 발생한 9.0지진과 경주 5.8지진이 포항지진에 영향을 주었다는 일부 주장에 대해서 ‘타당성이 없다’는 근거를 제시하며 촉발지진임을 보다 명확히 하고 있다. 논문에서는 지열발전소 전문가들이 포항지진에서 배워야 할 점도 적시했다.

저자들은 논문 발표를 위해 촉발지진을 뒷받침하는 과학적 데이터를 지역발전소 프로젝트에 참여한 넥스지오, 한국에너지평가원, 스위스 바젤지열발전을 책임진 지오파워 등을 통해 확보하면서 정확도를 높였고, 이들도 지진책임에 자유로울 수 없음을 못박았다.

논문은 포항지열발전운영과 관련해 △지열발전소 참여 전문가의 분석과 관계당국 정보 제공 부재 △지열발전에 참여한 국내외 연구원에게 부실한 정보제공 △지열발전소 주변 도심을 고려한 지진피해 대응 미흡 △외부전문가의 의사결정 권한 차단 등을 경고했다.

양만재 포항지진공동연구단 부단장은 “논문에서 정부의 관리부재, 지열발전과 관계된 전문가들의 부족과 관계인들의 기술, 윤리의식실종, 포항시와 시민들의 참여 실종 등을 확인할 수 있었다”라며 “특히 논문은 지열발전 관계자들의 자료를 통해 포항지진의 이유를 촉발로 명확히 했고 교훈까지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있다. 관계자들의 진정한 사과와 정부의 지진피해 대책마련에 기폭제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바름기자 bareum90@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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