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동해안 해수욕장의 이용객이 전년 대비 20% 수준으로 크게 내려앉아 충격을 주고 있다. 자연 자원에만 의존해 영업을 해왔던 동해안 해수욕장의 영업력이 드디어 한계점에 도달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경북도에 따르면 올해 도내 동해안 4개 시군의 해수욕장 이용객은 모두 102만여 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499만여 명의 20% 수준으로 역대 최악이다. 특히 동해안 최대 해수욕장으로 소문난 포항 영일대해수욕장은 전년 대비 2% 수준인 5만여 명의 이용객만 다녀간 것으로 나타나 관광지로서 이미지에도 큰 타격을 입었다. 동해안을 낀 우리나라 92개 해수욕장들이 해마다 이용객이 줄어 피서객 감소가 경북 동해안의 문제만은 아니다. 그러나 강원도 동해안의 해수욕장보다 경북 동해안 해수욕장 이용객이 훨씬 많이 줄고 있다는 것은 크게 우려되는 일이다. 근본적 대책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올해 우리나라 전체 동해안 해수욕장의 피서객 이용자는 전년보다 1.3%가 줄었다. 감소폭으로 본다면 경북 동해안 쪽이 월등히 높다.

해수욕장의 피서객 감소 원인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진단이 나와 있다. 올해는 태풍 등 기상 이변도 포함된다. 또 글로벌 경기악화와 워터파크, 호캉스(호텔에서 지내는 바캉스)와 같은 다양화된 피서지의 새로운 문화의 등장도 주요한 이유로 손꼽힌다.

그러나 재래식 영업이 보편화된 동해안 해수욕장의 경우 해마다 되풀이되는 바가지요금이 피서객의 발길을 돌리게 중요 이유라는데 의견을 일치한다. 행정당국의 지도와 계몽에도 숙박업소와 상인들의 바가지요금 횡포는 좀처럼 줄지 않는다고 한다. 한 철 장사로 몽땅 벌어 보겠다는 구태한 영업방식이 상존한 탓이다. 영업 환경은 유행처럼 날로 달라지고 있다. 새로운 유형의 피서문화가 생겨나고 피서객 유치를 위한 아이디어도 쏟아진다. 호캉스라는 것이 등장해 젊은 피서객 사이에 인기를 얻고 있다. 워터파크도 경쟁이 심화되면서 해수욕장 고객을 빼앗아가고 있다. 피서객 유치를 위해 전력 투구해도 시원찮을 판에 바가지요금이 극성을 부린다면 고객이 올 리가 없는 것이다. 피서객의 발길을 돌릴 수 있는 환골탈태의 노력이 있어야 한다. 상인들 스스로가 자정하는 것이 바람직한 길이다.

최근 영일대 일대는 관광특구로 지정되면서 관광객 유치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졌다. 올 피서객 감소를 계기로 새로운 대응책을 강구하는 전향적 자세가 있어야겠다. 올해 처음으로 야간 해수욕장을 개장한 속초해수욕장의 아이디어도 참고할 만하다. 속초 해수욕장은 올해 야간 해수욕장을 개장해 지난해보다 41%나 늘어난 피서객을 유치했다. 작은 아이디어가 시장 환경을 바꾸는 세상이다. 해수욕장의 활로를 위해 더 많은 시설투자와 관광자원 개발, 선진화된 영업 환경 조성 등에 신경 써야 한다. 동해안 해수욕장은 이제 활로 모색을 위한 발상의 전환부터 시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