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방문객 지난해 대비 80%↓… 포항은 전년비 5%로 ‘전멸’ 수준
폭염·태풍 등 기상악화 영향에 호캉스·피캉스 등과의 경쟁서 밀려
바가지 요금 개선·야간개장·다양한 볼거리 등 자구책 마련 ‘절실’

올해 경북 동해안 해수욕장 방문객이 전년도 대비 20% 수준에 머물며 급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해수욕장이 호캉스(호텔+바캉스)나 피캉스(피씨방+바캉스), 워터파크 등 새롭게 인기를 끌고 있는 피서지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하는데다, 태풍 등으로 인한 외적 악재까지 겹쳤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더욱이 지난해 섭씨 40도를 오르내리는 불볕더위가 오히려 해수욕장 피서객 감소로 이어지는 등 2년 연속 피서객 감소현상이 나타나 동해안 일선시군의 피서객 유치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다.

20일 경북도에 따르면 2019년 경북동해안 해수욕장 이용객은 102만2천973명으로 지난 2018년 499만1천743명의 20% 수준으로 나타났다.

특히 포항시의 올해 해수욕장 방문객은 전년도 417만8천135명 대비 5% 수준에 머물며 아예 ‘전멸’ 수준의 수치를 보였다.

구체적으로 영일대해수욕장이 전년 대비 2% 수준인 5만여명에 그치며 가장 감소폭이 컸고, 다음으로 월포, 화진해수욕장 순으로 감소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경북도와 포항시는 폭염·태풍의 기상악화와 글로벌 경기침체 등으로 이용객 수가 줄어든 것으로 분석했다.

또한 지난해까지 여름철 영일대해수욕장에서 개최하던 포항국제불빛축제를 해수욕장 개장 전 시기에 형산강에서 개최한 것이 크게 작용했다고 봤다.

포항시에 따르면 포항국제불빛축제에는 해마다 총 150만∼200만명이 방문했으며, 이는 지난해까지 연간 해수욕장 방문객 집계에 포함됐었다.

해당 요인 외에도 경쟁관계에 있는 호캉스와 피캉스 등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도 한몫을 했다.

젊은 층들 사이에서는 저렴한 가격으로 피서와 취미생활을 동시에 즐길 수 잇는 피캉스가 인기를 끌고 있으며, 여기에 휴식이라는 테마까지 포함된 호캉스도 큰 매력으로 피서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이들은 날씨 등 외적인 요인에 크게 구애받지 않는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이렇듯 경기 침체와 더불어 피서지가 다변화하는 상황에서 해수욕장이 방문객을 유치하려면, 바가지요금으로 대표되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개선하고 연계된 즐길거리를 더욱 풍부하게 하는 등의 자구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는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예를 들어 올해 처음 야간 해수욕장을 도입한 속초시는 약 286만여명이 찾아 지난해보다 41.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으며, 포항 도구해수욕장의 경우에도 올해부터 처음으로 포항영일만검은돌장어축제를 개최하며 이용객 수가 전년도보다 67% 증가했다.

포항시 관계자는 “포항 영일만 관광특구 지정에 따라 해양정책사업을 통한 관광객 유치와 이용 편의를 위해 다음에는 영일대해수욕장 야간개장과 본격적인 피서철에 맞춰 모래조각페스티벌을 개최하는 등 다각적인 방안을 검토해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동해안 명품해수욕장 조성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전준혁기자

    전준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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