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성검토 위원들 외국자료 인용
지열정 2개 6천t 물 남아 오염 우려
포항시민, 정부차원 환경조사 촉구

포항지진을 촉발한 지열발전소가 환경오염의 진원지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19일 포항지열발전소부지 안정성검토 태스크포스 위원으로 활동 중인 양만재 포항지진공동연구단 부단장, 백강훈·김상민 포항시의원이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지열발전소 부지의 지열정 2개(PX-1·PX-2)에 남아있는 물이 환경오염을 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양만재 위원은 “지열발전에 사용하는 물에는 점토안정제와 부식억제제 등 화학물질을 쓴다는 외국 논문자료가 있다”며 “넥스지오 측은 화학물질을 쓰지 않아 문제가 없다고 하지만 믿기 어렵다”고 말했다.

3명의 위원은 “지열발전소 주변 폐수 탱크에는 유출수가 가득 차 있고 물을 주입한 관정 주변에는 폐수가 고여 있다”면서 “지열발전에 투입된 물에 어떤 물질을 사용했고 폐수를 어떻게 처리했는지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산자부는 환경오염원을 진단하고 대책을 마련하며 감사원은 넥스지오와 지열발전소 참여 전문가를 상대로 환경오염 유발 방지를 위해 어떤 대책을 세워 실행했는지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열발전에는 1만2천t의 물이 주입돼 현재 6천t이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조사연구단의 촉발지진 발표 후에는 스위스 바젤시의 사례처럼 지열정에 남아 있는 물을 조금씩 뽑아 내야 한다는 일부 학자들의 주장이 일기도 했었다.

두 지열정의 수위 차이가 커 지반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PX-1·PX-2의 수위 차이는 점차 주는 상황이다. 포항 지열발전 부지의 안전성을 검토하고, 관리방안을 마련하고자 정부가 구성한 ‘포항 지열발전 부지안전성 검토 테스크포스(TF)’는 지난 13일 “두 개 지열정 중 한 개(PX-2)의 지하수 수위는 지하 760m까지 떨어졌지만, 현재 지하 680m까지 올라온 상태”라고 밝혔다.

TF는 포항지진 당시 PX-2가 파손됐고 이 부분을 통해 지하수가 서서히 유입돼 수위를 회복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포항시민들은 정부 차원의 환경오염조사가 진행돼야 한다고 모았다.

흥해읍 시민 박모(63)씨는 “만약 현재 지열정에 남아 있는 6천t의 물에 화학물질이 포함돼 있다면 인근 토지와 지하수가 다 오염되는 심각한 상황이 생길수도 있다”면서 “지진으로 고통받는 흥해지역 주민들을 두 번 죽이는 일이 없도록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찬규기자 ack@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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