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비(NIMBY)는 Not In My Back Yard라는 영어 알파벳의 각 단어 머리글자를 따서 만든 신조어다. 쓰레기 매립장이나 소각장, 산업폐기물 처리장 등 혐오시설들이 자신이 거주하는 지역에 설치되어서는 안 된다는 지역이기주의를 지칭한다. 이런 현상은 공공정신이 약화됨에 따라 나타난 현상으로 볼 수 있다.

이와 반대로 지역 발전을 꾀할 수 있는 체육경기장 시설이나 각종 대형사업을 적극 유치하려 하는 현상은 핌피(PIMFY : Please In My Front Yard)라고 불린다. 지방자치제 실시 이후 우리나라에서도 님비와 핌피 현상이 극도로 심화되어 공공사업 추진에 걸림돌이 되는 등 큰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최근 님비와 핌피 논란을 불러일으킨 사례로 네이버 데이터센터가 대표적이다. 논란은 네이버가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공세동에 총 5천400억원을 들여 약 13만2천230㎡ 규모 데이터센터를 2023년까지 완공할 계획을 밝히면서부터 시작됐다. 전자파 및 오염물질 발생 등을 우려한 인근 주민들이 반대하는 바람에 네이버는 지난 6월13일 건립계획을 전면 백지화했다.

그러나 용인 주민 반대 이후 분위기가 급반전됐다. 네이버가 제2 데이터센터 부지 공개 모집에 돌입하자 전국 지자체에서 ‘러브콜’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부지 공개모집에 경기, 인천, 수원, 전남도(해남/순천), 포천, 새만금, 평창 등 각지에서 신청이 밀려들었고, 심지어 반대했던 용인조차 다른 부지를 제안했다. 데이터센터는 일자리 창출 및 관련 IT기업의 투자 유치, 세수 증대 등의 막대한 경제적 효과를 낼 것이란 기대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란 평을 들었다. 실제로 네이버는 최근 “제2 데이터센터 부지 공개 모집에 전국 지자체 및 민간사업자 137곳이 1차 의향서를 냈으며, 접수된 최종제안서는 96개”라고 밝혔다. 네이버는 제안 부지에 대해 서류 심사 및 현장 실사 등을 거쳐 9월 말까지 우선협상부지를 선정할 계획이다.

경주시가 최종 유치한 방사성폐기물처리장 유치전에서 벌어진 낯뜨거운 님비와 핌피논란이 재연되는 모습에 입맛이 씁쓸해진다.

/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