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가속기硏, 경제 극일 첨병으로
포항가속기硏, 경제 극일 첨병으로
  • 전준혁기자
  • 등록일 2019.08.15 20:11
  • 게재일 2019.08.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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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방사광가속기 활용 연구
日 규제로 직접 피해 예상되는
화학·소재 등 분야와 밀접 연결
기술 개발·지원 인력풀 두텁고
성과 측면서도 국내 최고 수준

‘경제전쟁에 필요한 핵심기술 개발은 포항방사광가속기를 주목하라’

일본이 한국을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면서 한일 경제전쟁의 핵심으로 떠오른 부품 소재 장비 등의 대체재 연구개발에 비상이 걸렸다. 정부도 수조 원의 탈일본 예산을 책정키로 하고 전력을 쏟고 있는 가운데 기초학문 연구에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포스텍(포항공대) 포항가속기연구소(소장 고인수 박사)가 방사광가속기를 활용한 관련 연구 지원 기관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방사광가속기란 선형가속기에서 전자를 빛의 속도에 가깝게 가속시켜 저장링에 입사시킨 다음 이극자석 등을 활용해 전자를 휘게 해 방사광을 발생시키는 장치로, 적외선에서 X선에 이르는 다양한 빛이 동시에 나오며 연구자의 필요에 따라 적정 파장의 빛을 분광해 실험에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특히, 포항방사광가속기에서 나오는 극자외선을 이용하면 일본 정부가 수출 규제 품목에 올린 반도체 제조 필수 소재 중 하나인 극자외선(EUV) 포토레지스트(Photo Resist)를 평가할 수 있어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10대 반도체 수입재료 중 하나인 포토레지스트는 감광액이라고도 불리며, 빛을 쬐면 그 부분만 구조변화를 일으켜 용매에 녹지 않거나 반대로 쉽게 녹는 물질로 변하는 고분자 재료다. 반도체 제조 과정에서는 웨이퍼 위에 집적회로 패턴을 찍어낼 때 사용한다.

포항가속기연구소는 이 외에도 방사광가속기를 활용한 연구 지원을 통해 앞으로의 기술 국산화 과정에서 큰 역할을 수행함은 물론 일본의 백색국가 제외에 따른 후폭풍을 상당히 줄여줄 수 있다는 연구가 가능하다는 기대감을 주고 있다.

백색국가에서 제외되며 피해가 예상되는 상당수의 품목이 전략물자와 관련된 화학, 소재, 에너지·자원 및 정밀기계 분야로 예측되고 있다. 지난해 포항 3세대 방사광가속기를 활용한 1천592개의 연구 중에서 전략물자와 관련된 연구가 화학분야 39%를 비롯해 소재분야 15%, 에너지·자원 분야 6%, 정밀기계 2% 등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서다. 또 일본의 백색국가 관련 품목 1천100여개 중 이차전지와 디스플레이, 탄소섬유, 철강, 촉매제 등과 관련된 품목의 경우 방사광가속기 활용연구와 관련이 높아, 경북도와 포항시에서도 가속기를 활용한 사업을 추진하며 적극 지원에 나서고 있다.

이렇듯 방사광가속기가 주목받는 이유는 적외선에서부터 경 X선까지 다양한 파장을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빛은 현미경과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에 물리, 화학, 생명 등 기초과학 연구를 비롯해 소재, 화학공학, 기계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국내 최고수준의 성과를 생산해 낼 수 있다. 가속기연구소를 활용한 결과를 바탕으로 지금까지 세계적인 학술지인 네이처, 셀 등 표지논문을 비롯해 6천500여편이 넘는 논문이 국내외 저널에 실렸으며 연간 6천여명의 다양한 분야의 과학자들이 포항가속기연구소를 찾고 있다.

포항방사광가속기를 이용한 연구를 통해 국내 최고기술의 진공, 특수 금속합금 접합, 대형구조물 정밀측정, 산업용 전자석 설계, 대기오염정화를 위한 대출력 고전압 펄스 발생기 등 설비지원과 기술이전을 통해 연구소-산업체 간 산업생태계 조성에 힘쓰고 있는 점도 주목받는 부분이다.

포항가속기연구소는 지난 2013년부터 산업기술융합센터를 신설해 방사광 융합분석과 연구소의 주요 설비지원에서부터 제품 및 기술의 공동개발, 보유한 기술이전을 수행하고 있다. 이 센터는 방사광가속기의 경 X선 현미경을 이용해 국내 어디에서도 가능하지 않은 성능의 비파괴 3차원 미세 구조 분석, 미세 화학 성분 정량 분석, 원자 수준의 구조 분석 등을 수행할 수 있고, 기술이전에 사후관리까지 책임지고 있어 기업들로부터의 만족도도 높은 편이다.

포항가속기연구소는 방사광 기반 첨단 분석 기술이 국내 산업기술 경쟁력 향상과 신규 기술개발에 기여하도록 하기 위해 다양한 소통을 시도하고 있다. 즉, 산업체·대학 및 관계 기관에 포항가속기연구소 주요 분석기술 및 해외 방사광가속기 산업체 응용을 위해 ‘방사광 활용 산업체 연구회’를 구성해 접근성도 높이도록 지원하고 있다.

포항가속기연구소 관계자는 “포항가속기연구소는 기초과학연구를 비롯해 다양한 분야의 기술들을 개발해 국내 산업을 견인하고 있다”며 “모든 연구개발은 인력과 기반기술이 갖춰져야 가능하다. 포항가속기연구소에서는 이미 상당 품목에 대한 연구를 인력과 기반기술로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의 백색국가 제외와 관련해 이 관계자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연구 및 산업계가 방사광가속기를 이용한 연구개발과 업무협약 등에 많은 관심을 가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준혁기자 jhjeo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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