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환경硏, 시료 35건 대상 1차 조사
59개 대신 6개 항목만 검사해 판정
민간조사단 “필터 변색 규명 시급”
175개 항목 검사 대구시와도 대조
시민 불안 해소 장기화 국면 갈 듯

포항시 수돗물 소동의 규명이 장기화 국면에 들어갔다. 유강수계 79곳에서 채수한 시료 검사 결과 ‘적합’판정을 받았다고 밝혔지만 필터가 변색되고 냄새가 나는 등 수돗물 이상의 원인은 미궁으로 빠져들게 될 우려가 커졌다.

포항시는 13일 최근 필터 변색 등 피해신고가 들어온 수돗물 시료 35건을 대상으로 경북도보건환경연구원에 수질검사를 의뢰한 결과를 받아 “모두 먹는 물 수질 기준에 적합하다는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12일 접수한 29건은 아직 검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태다.

그러나 포항시가 평소 검사해온 59개 항목이 아닌 구리·아연·알루미늄·망간·철·탁도 등 6개 항목만 검사가 이뤄져 완전 적합 판정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반론이 수돗물 민원인들로부터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포항시 “평소 해오던 수질검사항목을 모두 대상으로 할 경우 최단 20일 이상의 기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라며 “필터 변색 등 수돗물에 심미적 영향을 미치는 물질인 망간 등 6개 항목을 검사했다”고 발표했다.

포항시가 수돗물 이상의 원인 규명을 위해 구성한 민간조사단의 서정인 단장(영남대 교수)도 “시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는 수돗물 필터 변색의 근본원인을 신속하게 도출해 내는 것이 가장 시급했다”고 말했다.

민간조사단의 일원인 한국수자원공사 김재원 부장은 “인천은 수계의 급속한 변경에 의해 붉은 수돗물이 나온 것이고 포항의 경우 정상적으로 상수도가 운영되고 수질 상태도 적합으로 나왔기 때문에 필터가 변색되는 시간이 현저하게 빠른 원인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해 주목을 끌었다.

오천읍 부영아파트 주민 등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정수필터 변색 원인과 수돗물 냄새 이상 등을 규명할 수 있도록 완전한 검사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항 수돗물의 검사항목 확대 등 수질 검사 메뉴얼의 전반적인 개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인근 대구시 등에 비해 검사항목이 지나치게 적다는 것이다. 대구시는 법으로 규정된 먹는물 수질검사항목 59개 이외에도 환경부 감시항목 25개 항목과 대구시 자체 감시항목 91개를 추가해 모두 175개 항목을 검사하고 있다.

반면, 포항시는 먹는물 수질검사기관인 환경부의 지정을 받아 운영하는 방식으로, 최대 59개를 분기별로 검사하고 있다. 대구시의 촘촘한 검사기준에 비해 검사강도가 성긴 셈이다.

/황영우기자 hyw@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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