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권·비당권파 첨예한 대립 속
보수대연합·빅텐트론 등
정계개편 가능성에 촉각
총선 준비 시동도 못 걸어

내년 총선이 8개월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대구 경북지역 바른미래당의 상황이 밝지만은 않다. 13일 지역 정가에 따르면 여야 정당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적극적으로 인재영입에 나서거나 당 전열을 정비하는 등 총선 체제로 속속 돌입하지만 바른미래당은 아직껏 이렇다할 움직임이 없다.

미래당이 당권파와 비당권파로 나눠 손학규 대표와 진퇴와 관련해서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데다 자유한국당 측의 보수대연합, 보수 빅텐트 등으로 자극하고 있는데 영향을 받고 있다. 특히 지역 미래당은 인재영입은 물론이고 시도당의 운영도 최근 들어 이렇다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으면서 결국 보수통합 쪽에 기대를 거는 것이 아니냐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의 최근 유승민 의원과 관련한 발언이 더욱 지역 미래당을 혼란스럽게 하는 상황이다. 나 원대대표는 최근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미래당 유승민 의원과 통합을 하지 않으면 한국당은 미래가 없다”며 “유 의원이 서울에 출마하면 좋겠다”고 적극적인 영입의사를 보냈다.

이에 미래당 유 의원은 곧바로 공식적인 제안을 받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지만, 바른미래당 내부에 충격을 주기에는 충분한 발언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같은 평가에는 유 의원과 가까운 지역 미래당 인사는 물론이고 과거 바른정당계 출신들을 중심으로 한국당과의 통합을 내심 바라는 것으로 분석되는데 원인이 있다.

지난해 12월 유 의원 측근인 류성걸 전 의원 등 미래당 대구시당 당협위원장 4명이 한국당 복당을 선언한 일도 같은 맥락이다.

유 의원은 지난 6월 경북대에서 실시한 특강 후 “절대 손쉬운 길로 가는 정치를 하지 않고 저를 네 번이나 선택해준 대구 동구을 지역구를 떠날 생각이 없다”며 대구 출마를 못박았다.

그러나 지역 보수 야권에서 다시 대통합 움직임이 시작된 만큼 유 의원이 내년 총선에서 어느당 간판을 내걸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이로 인해 한동안 유 의원의 대구 수성갑 출마설이 간간이 나돌기도 하는 등 복당을 당연시하는 분위기까지 흐르기도 했다.

만일 지역에 퍼진 소문처럼 유 의원이 한국당과 이른바 보수 대연합이나 복당 등의 수순을 밟을 경우 대구 경북지역 미래당은 과거 국민의 당 소속 인사들만 남게 돼 사실상 와해될 수밖에 없다. 지역 한국당 측은 대구 전 지역구 석권이라는 목표를 내세우는 데는 지역의 미래당과 공화당 당세는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고 판단하는 분위기가 그대로 반영됐다는 평가다.

하지만, 한국당내 친박세력과 공화당 측이 유 의원에 대해서는 좋지 않은 평가를 내리고 있는만큼 성사 여부는 불투명하다는 의견도 만만찮게 제기되고 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유승민 의원이 한국당과의 통합이나 연대 가능성은 터무니없는 발상에 지나지 않는다”며 “만일 복당이나 통합 등을 시도하더라도 한국당 일부와 공화당측이 유 의원을 강하게 비토해 성사 가능성은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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