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종가음식체험관 내일 시연회
옥수수떡·주먹밥·엿강정 등 선봬
신흥무관학교 생도밥상 공개와
항일 옥수수국수 시식회도 열려

안동종가음식체험관 관계자들이 ‘만주 독립군 밥상 복원 시연회’를 앞두고 음식을 만들고 있다. /안동종가음식체험관 제공
[안동] 안동종가음식체험관이 14일 국내 최초로 만주 독립군 밥상 복원 시연회를 연다.

12일 안동종가음식체험관에 따르면 이번에 공개되는 독립군 전투식량은 장작불로 달군 가마솥을 이용해 옥수수 반죽을 구워내 말려 건조된 옥수수떡, 옥수수와 차좁쌀을 섞어 만든 잡곡밥을 소금물 적신 손으로 뭉쳐낸 배추우거지 주먹밥이다.

또 볶은 통곡옥수수와 옥수수를 갈아서 만든 미숫가루, 옥수수를 가마솥으로 고아 만든 옥수수엿, 조청, 볶은 콩 엿강정 등도 있다.

중국 만주지방에서 흔한 옥수수를 재료로 전통 종가음식 조리기법으로 만들어진 것이 대부분이다. 옥수수에다 콩가루 또는 건조두부를 섞거나 육포, 명태살 등을 곁들이는 방식으로 옥수수에 부족한 단백질을 보강했다고 한다. 소금에 절인 콩자반으로 염분 섭취를 지속시켰다.

당시 험준한 산악지형에서 일본군과의 전투 때 독립군들이 강인한 체력으로 강력한 전투력을 뿜어낸 배경에는 이처럼 식품영양학적 고려도 있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날 시연회에서는 독립군 전투식량 이외에도 신흥무관학교 생도들이 먹던 꿩고기 옥수수국수와 옥쌀밥, 버들치호박잎매운탕, 콩자반, 두부비지국, 차좁쌀 시루떡 등 신흥무관학교 생도밥상도 공개할 예정이다.

백서농장 등 독립군들이 주둔지와 월동지에서 먹은 기장쌀 조당수, 산토끼고기 감자만두, 산돼지고기로 만든 호국시탕, 산더덕잣죽, 월동 산개구리로 만든 기름개구리찜, 밀전병, 메밀전병 등 야전 식재료를 이용한 20여 가지의 전장음식도 소개한다.

허영길 중국 길림성 연변대박물관장은 “항일 독립운동가들이 평소엔 전투식량을 마련하기 위해 보리개떡과 소금에 절인 콩자반 등으로 끼니를 때우며 겨우 연명하다시피 하며 식량을 아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허 관장은 “신흥무관학교 생도들의 고된 훈련과 일본군과의 전투를 대비해 단백질 보강과 염분섭취 음식개발에 애쓴 노력이 곳곳에서 발견된다”며 만주지방 일원에 흩어져 있는 독립군 후손 유민들을 상대로 더 많은 조사활동을 강조했다.

독립군 전투식량 복원에 참여한 박정남 안동종가음식교육원장(대경대 교수)은 “근현대식 군 전투식량이던 건빵처럼 1920년대 전후에 벌써 휴대하기 편한 옥수수 건떡이 대량으로 만들어져 독립군 전투식량으로 쓰였다는 것 자체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제74주년 광복절을 앞둔 이날 행사 참석자들을 대상으로 태극기를 나눠주고 만주 독립군 전투식량으로 쓰였던 옥수수국수를 소재로 100년 전 독립운동을 되새기는 의미로 ‘아베 규탄-독립군밥상 항일 옥수수국수 시식회’도 가질 예정이다.

/손병현기자 why@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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