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대학 입학생 부족
서울권대학 ‘쏠림현상’ 부채질
수시서 지방대 기피 심해질 듯

내년부터 당장 전체 대학정원보다 대입가능인원이 적은 현상이 발생한다. 수치상으로 수험생 전원이 경쟁 없이 대학에 합격할 수 있는 ‘대입 무(無)경쟁 시대’가 도래한다.

학생들의 대학 선택폭이 넓어지지만, 서울권 및 지방 명문대학의 입시 경쟁률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더욱이 대학들의 입학생 유치 경쟁을 통한 생존 경쟁시대가 본격 시작됐다.

교육부에 따르면 2020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생, 재수생 수, 대학진학률 등을 종합해 추산한 ‘대입가능자원’이 대입 정원보다 줄어든다.

대입가능자원은 올해보다 4만6천여명 줄어든 47만9천376명이다. 이는 대입정원 49만7천218명(2018년 기준)보다 1만7천800여명 적은 수치다. 더욱이 대입가능자원은 2020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해 5년 뒤인 2024년에는 37만3천470명으로 40만명 밑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지난해 372개 대학·전문대학(기능대학 제외) 입학정원을 토대로 계산할 때 입항정원이 적은 하위 180개교는 신입생을 한 명도 받지 못하게 된다.

수치로만 보면 학생들이 꿈꾸는 ‘무(無)경쟁 대입 시대’가 코앞이다.

그러나 입시전문가들은 수험생이 줄면 서울 내 대학에 입학하려는 수요가 오히려 늘어 실제 대입경쟁은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학생들이 생존 위기에 처한 지방대를 기피하고 서울로 몰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한, 대학이 ‘학생을 선발할 수 있는 대학’과 ‘학생을 데려와 충원해야 하는 대학’으로 나뉘게 된다.

대구 입시학원 관계자는 “학생수 감소는 서울권 대학 ‘쏠림현상’을 부채질할 가능성이 높다”며 “수시모집에서 특히 지방대 기피 현상이 심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르는 수험생이 줄면 수시모집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경우가 늘어 대입에서 변수가 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8명 중 4등 안에 들기가 10명 중 5등 안에 들기보다 어렵다는 것으로 수능 수험생이 줄면서 과거와 비교해 원점수는 비슷한데 등급이나 백분율이 낮은 경우가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학생감소 속도만큼 빠르진 않지만, 대입정원도 줄고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대학교육연구소에 따르면 대입정원은 2013년부터 2018년까지 5년간 6만1천여명 감소했다. 수험생과 대입정원이 비슷한 비율로 같이 줄면 경쟁률은 유지된다.

정부는 2021년 시행될 대학기본역량진단평가에서 학생 충원율 평가비중을 높여 정원 감축을 유도하는 한편 폐교를 원하는 사립대들에 방법을 마련해주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최근 발표했다. 이에 따라 대학진학을 앞둔 학생들은 정원이 줄고 문 닫는 학교가 어디일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

/전준혁기자 jhjeo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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