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에서 공급하는 수돗물에서 이상한 냄새가 나고 정수필터가 변색한다는 수돗물 민원이 접수되면서 수돗물에 대한 포항시민들의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고 한다. 지난달 중순 포항시 남구 오천읍 일부 아파트에서 수돗물 민원이 제기된 지 10여 일만에 똑같은 민원이 다시 발생하면서 주민들의 수돗물에 대한 불신감도 커지고 있다고 한다. 특히 이번 필터변색 수돗물 사고를 최근 인천에서 발생한 붉은 수돗물 사태와 연관지어 포항에서도 비슷한 수질 사고가 일어난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따라서 당국의 즉각적이고 분명한 해명이 있어야 할 형편이다.

포항시는 “자체검사 결과, 수질기준에는 이상이 없다”고 밝히고 “전문기관에 수질검사를 의뢰하겠다”고 했다. 특히 인천에서 발생한 붉은 수돗물 사태와는 성격이 다르다고 해명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달 중순 오천에서 제기된 필터변색 수돗물 사고에 대한 당국의 초기대응이 매끄럽지 못한데다 해명도 지금에 와서 따져보니 앞뒤가 맞지 않아 이번 사태 발생으로 주민들의 의혹은 더 커지고 있다고 봐야 할 것 같다.

포항시는 오천에서 발생한 수돗물 필터변색은 당시 훈련 중인 해병대 전차 이동에 의한 진동으로 생긴 이물질이라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해병대 전차 이동과 무관한 지역에서도 같은 현상이 발생함으로써 당국의 해명이 맞지 않다는 것이다. 그리고 지난달 중순 발생한 수돗물 민원에 대한 초기대응이 부실해 지금 다시 이 같은 민원이 속출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수돗물은 다수가 이용하는 음용수라는 점에서 시민에게 미치는 영향이 막대하다. 지난달 오천읍에서 빚어진 필터변색 사고로 일부 학교에서는 급식이 중단되는 일까지 벌어진 바 있다. 이번에 일어난 포항지역 필터변색 수돗물 사태가 수돗물 불신으로 이어지기 전에 하루속히 원인 규명을 통해 시민들의 불안 심리를 가라앉혀야 한다.

포항시는 인천 붉은 수돗물 사태 과정을 반면교사 삼아 사태수습에 나서는 것도 좋다. 인천시도 처음에는 붉은 수돗물 민원에 “이상이 없다”고 반복 해명했으나 최종적으로 인천시의 수돗물 관리 소홀로 드러난 것이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은 “100% 가까운 인재”로 인정했고 “인천시 담당자들이 매뉴얼도 지키지 않았다”고 면박을 주었다. 인천시 붉은 수돗물 사태는 67일 만에 정상화됐으나 그동안 시민들이 겪은 불편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생수를 사먹어야 하는 번거로움은 물론 학교에서는 수돗물을 쓰지 않는 방법으로 대체급식을 해야 하는 등 애를 먹었다.

우리나라 국민은 대체로 수돗물에 대해 만족하지만 실제로 수돗물을 마시는 사람은 절반도 안 된다. 이번 필터변색과 같은 사고는 수돗물 불신과 직결하는 문제다. 포항시는 필터변색 사태가 더 커지기 전에 신속한 검증과 원인 규명으로 시민들의 불안감을 해소시키는데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