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이래 최고 ‘50위 밖’

올해 여름 폭염은 예년과 비교해 특별히 심하지는 않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기상청에 따르면 올들어 11일 현재까지 전국 최고기온은 지난 5일 경북 의성 37.6℃, 지난 2일 경주 37.5℃가 나란히 1, 2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올해 최고기온 37.6℃는 2010년 1월 1일 이래 역대 최고기온 50위 안에 들지도 못하는 수준이다.

특히 기상관측 이래 역대 최악이었던 지난해 폭염과는 비교조차 되지 않는다.

2010년 1월 1일 이후 국내 최고기온은 지난해 8월 1일 강원도 홍천에서 기록된 41.0℃이다. 이는 100년이 넘는 기상관측 이래 역대 최고기온이기도 하다.

기상청이 집계한 2010년 이후 국내 최고기온 ‘톱 50위’ 가운데 41개가 지난해 여름에 기록됐다. 공동 47위인 4곳(47∼50위)의 기온은 39.1℃로 올해 최고기온인 37.6℃보다 높다. 또 올해 들어 10일까지 전국 평균 폭염(낮 최고기온 33℃ 기준) 일수는 10.5일로 조사됐다. 지난해 31.5일, 2016년 22.4일, 2013년 18.5일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아직 여름이 남아있어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지만, 통상적으로 폭염이 한풀꺾이는 8월 중순으로 치다고 있어 예년의 폭염 일수에는 못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올여름 더위가 이처럼 2010년대 기준으로 ‘보통’ 수준인 배경은 복합적이다. 올해는 지난해와 달리 장마가 끝난 뒤에도 소나기 등이 적잖이 내려 혹서의 기세를 누그러뜨렸다. 우리나라 더위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은 북태평양 고기압이다. 지난해 여름철에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위치했던 티베트 일대 공기가 데워진 뒤 동쪽으로 이동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기압계 상·하층이 모두 뜨거워져 기온이 치솟았다.

올여름에는 티베트 고기압의 세력이 지난해보다 못하다. 티베트 고원에 작년 가을부터 올해 4월까지 평년보다 많은 눈이 덮여 있으면서 티베트 일대 기온 상승을 저지했기 때문이다. 가을에 접어드는 절기인 ‘입추’(8월 8일)가 지났고 11일은 삼복 가운데 마지막인 ‘말복’이다. 계절적으로도 우리나라에서 불볕더위가 가장 심한 시기는 7월 하순부터 8월 상순까지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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