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10일 새벽 또다시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두 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지난 6일 단거리 탄도미사일 두 발을 쏜 이후 나흘 만이자, 올해 들어 일곱 번째 이뤄진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 발사다. 그러나 청와대와 군(軍) 등 정부는 고도, 사거리에 이어 저들의 도발 의도가 어쩌고 하는 해설만 늘어놓고 있다. 북한에 대한 경고는커녕 도무지 어떻게 대응하겠다는 방안조차 못 내놓는 정부의 무기력한 대응에 국민의 안보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인편으로 아름다운 친서를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김 위원장이 한미 연합훈련이 끝나자마자 만나 협상을 시작하고 싶다는 의사를 매우 친절하게 전해왔다”면서 “대부분은 터무니없고 비싼 한미 연합훈련에 대해 불평하는 내용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친서에는 단거리 미사일 실험에 대한 작은 사과 또한 담겨 있었다”며 “한미 연합훈련이 끝나는 대로 (미사일 발사) 시험을 끝낸다고도 했다”고 말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늘 오전 5시 34분께, 오전 5시 50분께 북한이 함경남도 함흥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두 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발사된 미사일의 고도는 약 48㎞, 비행거리는 400여 ㎞, 최대 속도는 마하 6.1이상으로 탐지됐다고 전했다. 군 당국은 발사체의 고도, 비행거리, 최대 속도만 놓고 보면 지난 5월 이후 최소 다섯 번 이상 발사된 KN-23일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하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제재 결의는 모든 종류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금지하고 있다. 북한의 이번 발사체가 탄도미사일이라면 안보리 결의 위반이 된다. 그런데 우리 군 당국은 이런 북한의 도발 행위에 대한 경고조차 한마디 하지 않고 사실 전달에만 열중하고 있다. 청와대 역시 북한의 이날 발사체 2발 발사에 대해 “한미연합지휘소훈련에 대응한 무력시위로 판단했다”고 해설했다.

김정은으로부터 친서를 받았다는 트럼프의 자랑에 동맹국 한국을 배려하는 의지는 한 자락도 없다. 우리 국민의 생사 안위가 달린 안보문제에서 한국 정부의 역할은 점점 더 사라져가고 있는 느낌이다. 북한은 연일 미사일을 쏴대며 남한에 대한 적개심을 드러내고 있는데, 정부는 마냥 꿀 먹은 벙어리 놀음이다. 어느새 김정은의 그늘에 대한민국의 생존 여부가 파묻힌 꼴이라는 자조 섞인 비판도 나온다. 자체 핵무장 등 진정한 자주국방의 길을 모색해야 하는 건 아닌가. 북한의 선한 의지를 한사코 믿는 정부와 트럼프의 ‘미국주의’틈바구니에서 대한민국이 점점 더 위태로워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봐야 할 때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