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남성 육아휴직률이 20%대를 넘었다. 고용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 민간부문 국내 육아휴직자는 모두 5만3천494 명으로 집계됐다. 그 중 남성의 육아휴직자는 1만1천80 명으로 전체의 20.7%를 차지했다. 육아휴직자 중 남성의 비중이 20%를 넘어선 것은 올해가 처음이라 한다. 올해는 남성 육아휴직자의 수가 2만 명선까지 넘어 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관계자가 전하고 있다.

2007년 제정된 남녀고용평등과 일 가정 양립지원에 관한 법률은 여성의 사회 진출을 돕고 가정과 직장의 양립을 지원해야 하는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만들어진 법이다. 특히 여성에게 평등 고용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낮아지는 출산율을 완화할 수 있다는 국가적 기대감도 내포돼 있다.

최근 들어 늘어나는 남성 육아휴직 증가 현상은 이런 점에서 긍정 효과라 평가한다. 또 바람직한 사회적 변화로 받아들여야야 한다. 비교적 보수적이라 일컫는 대구와 경북에서도 아빠들이 휴직을 하는 현상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어 남성들의 육아휴직은 이젠 사회적 트랜드로 자리를 잡아가는 모양새다. 지난해 대구시청과 8개 구·군청의 남성 육아휴직 신청자 수는 73명(대구시청 28명)으로 3년 전보다 3배 정도 늘어났다고 한다. 대구시청의 경우 전체 육아휴직자 85명의 30%가 남성으로 나타났으며 전년대비 79%의 증가율을 보였다. 민간부문에서 뿐만 아니라 공공분야에서도 같은 현상들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현상은 남성 육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크게 바뀐 탓으로 풀이할 수 있다. 특히 부모가 함께 육아에 참여하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서구의 라테파파처럼 자연스런 현상으로 넘어가는 단계로 보아도 좋을 것 같다는 평가다. 한편으로는 육아 휴직기간 동안 소득을 대체하는 제도들이 지속적으로 강화돼 온 것도 남성들의 육아휴직을 늘리게 된 배경으로 짐작된다.

대구시청의 경우 휴·복직부담 제로 시스템을 도입, 남성의 육아휴직을 제도적으로 돕고 있다. 육아휴직으로 인한 재정적 보상과 근무평정 혹은 승진 등에 대한 불이익이 없도록 조치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신생아 합계출산율이 0.98명에 그치고 있다. 세계 최악의 출산율을 기록하고 있다. 여성 1명이 평생동안 1명의 아이도 낳지 않는다는 뜻이다.

남성 육아휴직 증가는 여성의 자아실현 기회를 늘리면서 자녀 양육에 대한 자신감을 불러일으킨다. 남성들의 육아 휴직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날로 심각해지는 우리나라 출산율 저하를 완화시키는 모티브로 작용하면 좋겠다. 남성과 여성이 동등하게 일할 기회를 가지면서 출생률을 높일 수 있다면 일거양득의 효과가 생기는 격이다. 남성들의 육아휴직 참여를 좀 더 넓힐 수 있는 제도의 보완과 함께 출생률 증가의 동력이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