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쓰레기
사람과 쓰레기
  • 등록일 2019.08.08 19:34
  • 게재일 2019.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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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래 수필가·시조시인
김병래 수필가·시조시인

여름 휴가철이면 온 산천이 몸살을 앓는다. 물 좋고 경치 좋은 곳마다 사람들이 북적대고, 사람들이 다녀간 곳마다 쓰레기 더미가 악취를 풍긴다. 모처럼 기대를 걸고 계곡이나 바닷가를 찾았다가 함부로 버린 쓰레기가 눈에 띄면 기분을 잡치게 마련이다.

그런 쓰레기와 악취를 좋아할 사람은 없을 터인데, 상당수의 사람들은 의외로 그것을 당연한 일로 받아들이는 것 같다. 그래서 저들도 갈 때는 태연히 거기다가 쓰레기를 버리고 간다. 심지어는 먹고 마시고 놀던 자리에 쓰레기를 그대로 두고 가는 파렴치들도 적지가 않다. 가뜩이나 일손이 부족한 농어촌 사람들이 행락객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까지 치워야 하는 처지가 된다.

행락철의 쓰레기문제는 해결방법이 의외로 간단하다. 자기가 가져온 것은 도로 가져가는 것이다. 자기가 먹고 마신 쓰레기는 집으로 가져가서 평상시처럼 분리 배출하면 그만이다. 그러면 어느 계곡 어느 바닷가에도 담배꽁초나 수박껍질 하나 없는 깨끗한 환경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토록 쉽고도 좋은 일을 사람들은 왜 한사코 마다하는 것일까.

인간은 인간으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인간으로 길러진다고 한다. 젖먹이 아이를 늑대가 데려가서 키우면 늑대의 습성을 그대로 가진다는 건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어떤 교육을 받고 무엇을 학습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인간이 될 수 있다는 것인데, 우리나라 산천에 쓰레기가 넘쳐나는 것은 그만큼 교육이 잘못되었다는 반증인 것이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고, 사회생활을 하려면 어려서부터 남과 더불어 사는데 필요한 사회성을 길러야 한다. 그 사회성의 기본은 역지사지하는 마음, 즉 타인에 대한 이해와 배려다. 올바른 인성을 위한 교육은 유치원에서부터 철저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고 하지 않는가, 건전한 사회의 바탕이 되는 가장도 기본적인 인성을 함양하는 교육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가 않다. 삽으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는 말도 있지만, 올바른 인성교육으로 절감되는 사회적 비용만 하더라도 실로 엄청난 것일 수 있다.

남이 버리고 간 쓰레기가 악취를 풍기며 나의 기분을 잡쳤다면, ‘이렇게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는 것은 남에게 피해를 주는 일이구나. 나라도 이런 짓을 하지 말아야겠구나.’라고 생각하는 것이 제대로 교육을 받은 사람의 태도일 것이다. 유치원생들에게 설명을 해도 충분히 알아들을 일인데도, 그렇지 못한 사람들이 많은 것은 교육과 학습이 충분히 되어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것은 곧 그런 교육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는 걸 의미한다.

남을 배려할 줄 아는 능력, 역지사지하는 공감능력은 올바른 인성의 기본이고 교육의 최종 목표라야 한다. 학문과 종교와 예술이 지향하는 궁극적인 목표도 바로 그런 것일 때 그것이 인류에게 기여하는 바가 될 것이다. 남에게 해를 끼치느냐 덕을 끼치느냐가 인격을 평가하는 기준일진대 이해와 배려와 공감능력이 부족한 사람에게 높은 점수를 줄 수는 없는 일이다. 아무리 학식이 많고 지위가 높다고 해도 남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부족한 사람이라면 제대로 인격을 갖춘 사람일 수가 없는 까닭이다.

우리나라가 한 걸음 더 선진국이 되고 국민들이 보다 성숙한 시민이 되려면 무엇보다 우선으로 유치원에서부터 철저하게 올바른 사회성을 기르는 학습을 시켜야 한다.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는 것은 남에게 불쾌감을 주는 것이고, 그것은 결국 나에게로 되돌아온다는 것을, 학습하고 또 학습하여 뇌리에 각인하고 몸에 배게 하는 것이 바로 바람직한 교육이 될 것이다. 제가 먹은 쓰레기를 되가져 가는 정도의 교양이나 상식도 갖추지 못한 사람이라면, 그가 무슨 짓을 하고 아무리 잘난 척을 해도 한낱 저급한 인간에 불과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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