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리스트’ 리스크 제외
경기지표 앞으로 더 악화 전망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5개월 연속 ‘경기 부진’진단을 내렸다.

지난 7월부터 연달아 터진 일본 반도체 소재·장비 수출 규제, 화이트리스트 제외 등의 효과는 아직 지표에 반영되지 않아 경기 지표는 앞으로 더 악화될 전망이다.

KDI는 8일 발표한 ‘KDI 경제동향 8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투자와 수출이 모두 위축되며 경기 부진이 지속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KDI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경기에 대해 ‘둔화’라고 진단하다가 지난 4월부터 이달까지 ‘부진’이라는 표현을 썼다.

6월 기준 설비투자는 반도체산업 관련 투자 부진으로 전년동월 대비 9.3% 감소했다. 5월(-10.4%)보다 감소폭이 줄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기계류 투자는 전년 동기보다 8.1% 줄었으며 운송장비 투자 증감율은 5월 마이너스로 전환된 후 6월 -12.9%까지 떨어졌다.

설비투자 선행지표인 자본재 수입액이 지난달 13.5% 감소한 점도 부정적인 신호로 다가오고 있다.

KDI는 “전월보다 감소폭이 증가한 반도체제조용 장비 수입액은 향후에도 반도체 산업을 중심으로 설비투자의 부진이 지속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건설투자도 주거 부문을 중심으로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6월 건설기성(불변)은 전년 동월 대비 6.3% 감소했다. 토목부문은 5월 2.4% 증가에서 6월 1.9% 감소로 전환했다.

건축부문도 증감률도 -7.9%로 전월에 이어 감소세였다. 건설수주(경상)는 건축·토목 수주가 전월 감소세로 돌아섰던 게 6월로 이어졌다. 6월 건설수주는 전년 동월 대비 7.5% 감소했다.

건설투자의 선행지표인 주택인허가와 주택착공의 경우 주택착공은 2분기에 전년동기 대비 8.9% 감소해 1분기(-24.3%)보다 나아졌으나 주택인허가는 1분기 4.7% 증가에서 2분기(-21.9%) 큰 폭의 감소로 전환돼 당분간 주거건축 부진이 지속될 전망이다.

수출은 반도체(-28.1%)와 석유화학(-12.4%) 등을 중심으로 감소해 1년 전보다 11.0% 줄었다.

김성태 KDI 경제전망실장은 “이번 지표는 그 전달과 조금 비슷하게 유지된 정도”라며 “환율조작국 지정으로 비화한 미중 무역갈등, 일본의 수출규제 등 통상마찰이 심화하면서 우리 경제 하방 위험이 확대되고 있다”이라고 설명했다.

/박동혁기자

phil@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